덩치는 카니발 급인데 쓰임새는 23종…기아 PV7 글로벌 첫선

하노버(독일)=임찬영 기자
2026.09.14 17:50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 기아관에 전시된 (왼쪽부터) 더 기아 PV7 카고와 더 기아 PV7 패신저/사진= 기아 제공

기아가 넉넉한 공간에 빠른 충전 성능을 갖춘 대형 전동화 목적기반차량(PBV) '더 기아 PV7'을 공개했다. 화물을 싣기 편하도록 바닥을 낮추고 용도에 따라 차체와 좌석 구성을 다양화해 물류·배송부터 여객 운송까지 전기 상용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기아는 14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상용차 박람회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PV7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PV5에 이은 2번째 전용 전동화 PBV로 내년 하반기 한국과 유럽에 우선 출시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날 "고객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더 좋은 차량이 아니라 더 나은 비즈니스 성과"라며 "단순히 차량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PV7은 진정한 비즈니스 솔루션으로서 PBV의 가치를 한층 높이도록 설계됐다"며 "전용 EV(전기차) 플랫폼과 유연한 바디 시스템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맞춤형 공간을 제공할 것"이고 말했다.

PV7은 롱 모델 기준 길이가 5350㎜로 카니발보다 195㎜ 길다. 너비는 1995㎜로 같지만 높이는 1990㎜로 카니발 일반형 가솔린 모델보다 215㎜ 높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간거리는 카니발보다 410㎜ 긴 3500㎜에 달한다.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S'를 바탕으로 바닥을 평평하게 설계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차체 옆면과 지붕 등 주요 부위의 설계를 달리해 크기와 형태가 다른 차량을 만드는 개발·제조 기술인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도 적용했다. 적재 공간을 위로 넓힌 하이루프부터 차체 길이를 줄인 컴팩트까지 고객의 업무에 맞는 모델로 변신이 가능하다.

장거리 운행에 필요한 주행거리도 확보했다. 스탠다드와 롱레인지 모델에 각각 71.5kWh(킬로와트아워)와 96.2kWh 용량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탑재된다. 카고 롱의 롱레인지 모델은 기아 자체 측정 결과 유럽 WLTP 기준 한 번 충전으로 460㎞ 이상 달릴 수 있다. 800V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채우는데도 자체 측정 기준 20분대 중반이면 된다.

충전구는 기아 최초로 2개가 마련된다. 전면에는 급속·완속 충전구, 후측면에는 완속 충전구가 각각 배치돼있어 주차 방향과 충전기 위치에 따라 골라 쓰면 된다. 차량 배터리로 외부에 전력을 공급하는 V2L 기능도 갖춰 작업 현장에서 공구나 전자기기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카고 모델은 짐을 싣고 내리는 작업자의 부담을 줄이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지면에서 적재 공간 바닥까지 높이를 550㎜로 낮춰 무거운 화물을 높이 들어 올릴 필요가 없다. 적재 용량은 롱 모델 6.1㎥이며 하이루프 모델은 8㎥에 달한다. 1200×800㎜ 규격의 화물 운반대인 유로 팔레트를 3개까지 실을 수 있다.

뒷문은 양옆으로 크게 열리는 트윈 스윙 방식과 위로 여는 리프트업 방식 가운데 선택하면 된다. 3인승 카고에는 동승석 아래 공간까지 긴 화물을 밀어 넣을 수 있는 '로드스루' 격벽이 적용됐다.

패신저 모델은 7인승·9인승·11인승으로 운영된다. 컴팩트 7인승에는 뒷좌석을 옮기거나 떼어낼 수 있는 '롱레일 이지 리무브 시트 시스템'이 들어갔다. 탑승 인원이 적고 짐이 많을 때는 좌석을 이동하거나 분리해 적재 공간 확보가 가능하다.

여러 대의 차량을 운영하는 기업을 위한 관리 기능도 제공된다. '플레오스 커넥트'에서 업무용 앱을 내려받을 수 있으며 생성형 AI(인공지능) 에이전트 '글레오 AI'는 음성 대화로 차량을 제어하고 정보를 안내한다. 차량 관리 시스템 '플레오스 플릿'으로는 차량 상태와 운행 데이터를 관리하고 이상 징후를 미리 감지하는 서비스로 운행 중단 시간도 줄인다.

기아는 출시 이후 특장차 제작을 위한 샤시캡 등 23종의 PV7 파생·컨버전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쓰임새를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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