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136,700원 ▼8,100 -5.59%)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15,750원 ▼940 -5.63%)(SKIET) 흡수합병을 통해 분리막 사업의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제품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운다. 합병 추진과 동시에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Two IFC에서 열린 SKIET 합병 관련 주주설명회 질의응답에서 "제3자 매각, 자금 대여, 출자, 포괄적 주식교환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했지만 합병을 통한 사업구조 개편이 가장 실효성있고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판단했다"며 이같은 합병 목적과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SKIET 합병 이후 분리막 사업 전망과 향후 주주환원 계획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주주들의 질문과 회사 측 답변이 이어지며 활발한 소통이 이뤄졌다.
이번 SKIET 합병의 핵심은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분리막 사업의 재무 부담을 낮추고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IET가 독립법인 체제를 계속 유지할 경우 회사의 재무 리스크가 계열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선제적인 구조개편을 결정했다.
실제 SKIET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에 따른 북미 수요 회복 지연, 중국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공급과잉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분리막 수요 감소와 경쟁 심화로 매출 확대가 제한된 데다 중국 경쟁업체 대비 원가 열위를 단기간에 해소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현재 폴란드공장의 가동률은 약 20% 내외다.
배기락 SK이노베이션 재무기획실장은 "SKIET를 상장사로 유지한 만큼 이사회와 IR 조직 별도 운영 코스트(비용)와 생산과 마케팅 비용의 최적화, 그룹 브랜드 사용 등에 따른 일부 분담금 감소 등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며 "같은 차입금이라도 SK이노베이션과 SKIET 간 신용등급 차이로 이자비용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비용 절감 효과가 SK이노베이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분리막 사업의 돌파구로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을 꼽았다. 전기차 수요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북미를 중심으로 비(非)중국산 ESS 배터리 소재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재성 SKIET 경영지원실장은 "단기적으로 이 터널을 지나기가 쉽지 않은 상장이지만 현재 배터리 시장은 전기차 감소를 대체할만한 ESS 시장이 신규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약 3년 뒤에는 현재의 적자 구조가 턴어라운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SK온과의 시너지도 확대한다. 합병 이후 ESS용 분리막 연구개발(R&D)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생산원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 SK온의 ESS 수주 프로젝트에서 SKIET 분리막 공급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는게 SK측 설명이다. 향후 ESS 수주가 늘고 EV(전기차) 시장이 회복되면 수익성 개선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때까지 비용 규모를 줄이고 자금을 조달해 2~3년 안에 수익을 내는 구조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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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에 주주환원 방식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내부적으로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구체적인 방식과 규모에 대해 검토 중인 상황이다. 서 본부장은 "성장 투자와 차입금 감소, 주주환원은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올해 실적과 차입금, 성장 투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시 주주들과 소통할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을 소규모합병 방식으로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이 존속하고 SKIET는 소멸한다. 합병비율은 SK이노베이션 보통주 1주당 SKIET 보통주 0.1174540주로, SKIET 주주에게 SK이노베이션 신주 448만1300주가 배정된다. SK이노베이션은 11월24일부터 12월 13일까지 진행되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대비해 약 3500억원의 한도를 설정했다. 회사 측은 행사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필요한 자금은 SKIET가 보유한 현금 등을 활용해 대응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