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약 3575억원 규모의 미국 해군 중형 상륙함(LSM) 건조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 2024년 12월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이후 미 해군 함정 건조 사업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디펜스USA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 해군 선박건조관리업체(VCM)인 토트서비스(TOTE Services)와 LSM 1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약 2억6900만달러(약 3575억원)다. 이번 계약에는 추가 함정 3척에 대한 건조 옵션도 포함됐다. 건조는 한화필리조선소가 맡는다. 건조는 2027년 4분기 시작될 예정이다.
LSM은 미 해군이 인도·태평양 등 분쟁 연안에서 분산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도입하는 원정작전용 상륙함이다. 해병대 병력과 장비, 보급품 등을 연안 지역으로 수송·전개하는 임무를 맡는다. 길이 100m, 폭 16m, 경하중량 약 2687톤이며 항속거리는 약 7400㎞다.
미 해군은 네덜란드 다멘(Damen)의 LST-100 설계를 기반으로 LSM 획득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상용 설계를 활용하고 여러 조선소에서 동시에 건조해 초기 전력화 시기를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총 도입 계획은 35척이다. 토트서비스는 지난 7월 미 해군과 22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LSM 사업의 VCM으로 선정됐다. VCM은 미 해군을 대신해 선박 건조 계약과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업체다.
토트서비스는 경쟁 절차를 거쳐 안전과 품질, 납기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한화필리조선소를 건조 업체로 선정했다. 한화필리조선소는 미국 해사청의 국가안보 다목적선박(NSMV) 사업에서 토트서비스와 협력해 선박 4척을 건조·인도한 경험이 있다. 한화디펜스USA도 올해 초부터 필라델피아 현지에 인력을 투입해 조선소의 미 해군 사업 준비를 지원해 왔다.
한화필리조선소는 지난 3월 한화디펜스USA와 함께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에 참여했으며, 7월에는 미국 '골든돔' 미사일 방어체계와 연계된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건조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번 계약을 통해 미 해군 함정 설계 참여에서 실제 건조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게 됐다. 이번 수주는 한화필리조선소가 기존 상선 중심의 사업에서 미 해군 함정 건조로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화는 이를 계기로 미 해군 함정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후속 수주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USA 대표는 "2024년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이후 한화는 미 해군 등 연방 정부 고객을 위한 선박 건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인력과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해 왔다"며 "일정과 예산에 맞춰 함정을 인도할 수 있도록 토트서비스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수주에 대해 미국 정치권에서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데이브 매코믹 미국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주)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펜실베이니아주는 미국 조선업 재건을 선도하며 일자리와 제조업, 새로운 기회를 우리 주에 다시 가져오고 있다"며 "한화가 필라델피아에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투자 의지는 미국 노동자와 미국 산업에 투자할 때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