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롯데가 진행 중인 각종 사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코앞에 닥친 면세점 특허가 관건으로 부상했다. 지난 8월 반(反) 롯데 정서 확산으로 곤욕을 치른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이 소송전으로 확대돼 면세점 특허가 좌초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롯데그룹은 8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 코퍼레이션 회장)의 법적 대응 방침에 대해 "그룹 경영권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롯데는 "신 전 부회장의 소송제기는 예견된 일"이라며 "신동빈 회장의 한·일 경영권은 상법상 절차에 따라 이사회, 주주총회를 통해 적법하게 결정된 만큼 소송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속내는 불편하다. 그룹 주력인 면세사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롯데가 보유한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 롯데월드타워점 2곳의 시내면세점 특허권이 12월에 종료된다. 면세점은 특허가 끝나면 희망 사업자가 주무부서인 관세청에 입찰신청을 하고 심사에 따라 향후 5년간 신규 특허가 정해진다.
롯데 소공점과 잠실 월드타워 면세점 2곳의 연 매출은 지난해 2조4583억원(소공점·1조9763억원, 잠실점·4820억원)으로 전체 서울시내 면세점 매출(4조3502억원)의 56.5%를 차지했다.
면세점은 유커(중국관광객) 증가로 해마다 높은 신장세를 보이는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많은 기업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실제로 롯데그룹 전체 면세사업 매출은 2012년 2조8170억원에서 2014년 3조9494억원으로 2년 만에 40% 증가할 만큼 불경기에도 큰 폭으로 성장하는 거의 유일한 사업이다.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롯데로서는 결코 빼앗길 수 없는 사업이다.
신 회장도 면세점에 대한 애착을 강하게 보였다. 신 회장은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면세점을 '서비스업의 삼성전자'로 표현하며 강한 수성 의지를 내비쳤다. 특허 심사를 앞두고 오는 12일 열리는 롯데면세점 상생 계획과 글로벌 경쟁력' 설명회에 직접 참석할 만큼 그룹의 역량과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10월 말~11월 초 결정되는 면세점 특허 경쟁에 롯데 외에 SK, 두산, 신세계 등 4개 기업이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서울 시내 면세점이 없는 신세계, 두산은 이번에 반드시 특허를 따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업계는 경영권 분쟁이 격화돼 국민 여론이 나빠지면 롯데의 수성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고 노른자위인 소공점은 몰라도 롯데 잠실 월드타워점이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동주 형제의 법정공방이 길어지면 면세점뿐 아니라 롯데그룹의 전반적인 투자계획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