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대기줄 길던 종로 냉면집마저 한산…"저녁예약 40팀→0"[르포]

지영호 기자, 이재윤 기자, 유승목 기자
2021.07.12 16:09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영향, A급 상권도 을씨년

12일 점심시간 서울 종로의 한 평양냉면 음식점. 평상시 대기줄이 있을 정도로 인기있는 이 음식점에 점심시간에도 빈자리가 보인다. 이곳은 이날 저녁 예약이 1건도 없는 상태다./사진=지영호 기자

"평일 30~40팀이던 저녁 예약이 오늘은 단 1건도 없습니다. 확진자가 최고치를 찍고 나선 2주전 대비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종로 평양냉면 A점주)

"이번주 저녁식사 예약은 전부 취소됐고, 지난 주말 매출도 3분의 1토막 났어요. 나중을 생각해서 문을 열어두고는 있는데 어찌할지 고민입니다."(강남 숫불구이식당 B매니저)

코로나19(COVID-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방역지침이 처음 시행된 12일 자영업자들은 답답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샐러리맨을 비롯해 대형 학원, 식당 주점이 밀집한 주요 상권도 거리두기 효과에 발길이 뚝 끊겼다. 특히 오후 6시부터 2인 초과 모임이 금지되면서 저녁 예약이 끊기는 '예약절벽' 현상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날 정오, 음식점이 밀집한 젊음의 거리는 종로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매장 내에는 눈으로 셀수 있을 정도의 손님만 식사를 할 뿐, 평소 활기찬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밥전문점에 포장손님이 약간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배달 오토바이가 가장 바삐 움직였다. 문을 닫은 음식점도 적지 않았다.

12일 정오 서울 종로 젊음의 거리. 점심시간에도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을 정도로 한산하다./사진=지영호 기자

평상시 점심시간이면 긴 대기줄이 일상이던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은 이날 대기시간 없이 곧바로 앉아 음식을 주문할 수 있었다. 곳곳에 빈자리도 보였지만 자리는 쉽게 차지 않았다. 이 음식점주는 "거리두기를 고려해 몇 테이블을 뺀 상태임에도 이시간에 빈자리가 생긴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까운 거리의 광화문 인근 음식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평소 점심식사를 나온 직장인 인파로 붐비던 서울 광화문 디타워 식당가는 이른 아침을 연상케 할만큼 한산한 모습이었다. 대기줄은 사라졌고 주요 식당마다 테이블이 텅 빈 모습이 연출됐다.

이날 점심식사를 위해 디타워를 찾은 직장인 이모씨는 "방역 분위기가 조금 느슨했던 지난달엔 점심 예약이 어려웠다"며 "오늘 한산한 모습을 보니 확진자가 폭발한 지난해 연말을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같은 건물의 한 퓨전 레스토랑 관계자는 "3인 제한 때문에 저녁 예약이 확실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고급식당가가 밀집한 광화문 디타워 내부. 점심시간에도 곳곳에 빈자리가 보인다./사진=유승목 기자

20~30대 젊은층이 주로 찾는 강남역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영향을 피해가진 못했다. 대로변 식당과 커피숍 등은 대부분 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평소보다 확실히 손님이 줄었다. 온라인 교육과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점심식사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어든 가운데 거리두기 4단계 시행으로 일반적인 외부 활동도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강남역 주변 자영업자들은 지난주보다 점심 매출액이 평균 20~30% 줄었다고 설명했다. 소개팅 수요를 주요 고객층으로 노린 231㎡(70평) 규모 이탈리아 음식점 점심 매출은 하루 150만~200만원에서 100만원 대로 떨어졌다고 했다. 저녁예약은 모두 취소됐고, 이번주 초 영업실적을 토대로 영업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업체 매니저는 "오늘과 내일 영업을 해보고 정상영업을 할지, 배달만 하거나 아예 문을 닫을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쪽 골목으로 들어서자 문닫은 점포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가맹점(프랜차이즈) 곱창점문점인 C대창집은 거리두기 4단계 기간(12~25일) 동안 영업을 중단한다며 안내문을 내걸었다.

강남역 인근 식당에 부착된 영업중지 안내문./사진=이재윤 기자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도 한층 강화된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위축된 모습이다. 경기도 고양시 한 헬스시설에 방문하니 샤워실 사용을 중단하고 러닝머신 최고속도를 시속 6km로 운영하는가 하면 음악 리듬속도를 늦추는 등 지침에 따르는 모습이다. 이 헬스클럽 트레이너 D씨는 "요가의 경우 명상과 스트레칭 위주로 프로그램을 짜는 등 전체적으로 활동량을 줄였다"며 "샤워실 사용 중단으로 이용자가 절반 정도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의 결정에 따라 영업제한을 받지만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호한 지침으로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기홍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정부의 방역지침으로 소상공인의 피해만 늘어나고 있다"며 "어떤 이유와 무슨 기준으로 제한을 하는 것인지 명확하지도 않다보니 불만만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12일 서울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 인근 음직점 골목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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