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 백화점 만든다더니 8년째 공터" 울산시민들 신세계에 뿔났다

이재은 기자
2021.12.30 13:57

울산시 혁신도시내 신세계 백화점 부지, 8년째 사업 진척 없어

한 해가 저물어가는 가운데 신세계에 대한 울산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신세계가 울산의 랜드마크가 될 백화점을 조성하겠다며 2013년 부지를 매입한 뒤 현재까지 8년째 사업 진척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오픈에 이어 지난 28일 신세계프라퍼티의 쇼핑몰 스타필드 창원 착공식까지 열리면서 울산 시민들 사이에선 '우리만 뒷전이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2013년 5월 울산광역시 중구 우정동 혁신도시 내 상업용지 2만4332㎡를 매입했다. 신세계는 2019년까지 백화점을 오픈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쳤고, 울산시는 해당 부지를 울산시 유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 1200%에 높이 제한이 없도록 혜택을 줬다. 신세계는 부지도 555억원으로 당시 시세보다 낮은 3.3㎡(평)당 750만원 수준에 매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업 진척이 늦어지면서 8년이 지났다. 그 사이 2014년 7월 사업에 공모해 2017년 기공식을 연 대전 신세계는 지난 8월 오픈했다. 2016년 부지를 매입한 창원 스타필드도 지난 28일 착공식을 진행했는데 2025년 개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분개한 울산 시민들이 올해 들어 주민 투표, 청와대 국민청원, 시위 등으로 빠른 사업 진척을 요구해왔다. 지난 7월 울산지역 아파트 주민 수천명이 신세계 입점과 관련해 주민 투표를 진행했고, 지난 9월엔 '신세계의 울산혁신도시 백화점 건립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게시됐다. 연달아 지난 10월에는 부지 개발을 촉진하는 주민대책협의회가 발족했다. 같은 달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과 울산 중구의회는 신세계와 이마트 본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진행했다. 울산 주민들도 10월6일부터 11월17일까지 한달 간 1인 릴레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박태완 울산중구청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이 24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에서 신세계그룹 관계자에게 '신세계 부지 오피스텔 건립 반대 서명운동' 서명지를 전달하고 있다.(울산 중구 제공) 2021.09.24. 뉴스1

신세계 측은 "꾸준히 신세계 울산혁신점 건립과 관련해 사업 컨설팅을 받고 있다"며 "투자·개발 우선순위와 계획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어 "컨설팅에 따른 사업 계획서를 수차례 지자체에 제출했는데, 우리 측 계획과 울산 주민들의 요구 사항이 맞지 않는 측면이 있어 다시금 준비하느라 시간이 소요된 점도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측이 가장 최근에 발표한 계획은 지난 9월 발표한 '신세계 울산혁신점 스타필드형 상업시설 건립안'이다. 이 건립안에 따르면 신세계는 오피스텔과 함께 주상복합형으로 상업시설 5개 층을 넣는다. 백화점 면적은 1만3000평(약 4만3000㎡ 이상)으로 기존 울산의 백화점인 현대백화점 울산점(7868평), 롯데백화점 울산점(9063평) 대비 크게 짓는다. 상업 시설에는 백화점과 함께 트레이더스 등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유통시설이 들어선다.

이에 대해 울산 중구청 측은 "당초 계획은 오피스텔이나 쇼핑몰이 아니라 백화점 건립"이라며 "명품매장을 포함한 수준 높은 복합문화공간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신세계 측이 건립안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특별한 진척이 없는 사이 해가 넘어가며 울산시민들의 불만은 더 고조될 조짐이다. 울산혁신도시 주민으로 구성된 공동주택연합회는 최근 신세계 부지개발과 관련해 울산시와 중구청에 주민공청회 개최를 요청했다. 울산 중구청 관계자는 "9월 건립안을 공개한 이후 신세계 측의 추가 입장이나 계획 수정 등이 없는 상태"라며 "해당 부지가 수년째 공터로 남아있어 주변 상권도 발전하지 못하고 주민들의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신세계 측에서 새로운 건립안이 온다면 주민공청회 등을 열어 의견 수렴 후 빠르게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 관계자는 "울산혁신점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며 "지역민과 함께 성장하는 울산 혁신도시의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란 목표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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