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못들어가" 급식업계 이유 봤더니…법에 막힌 밥

정진우 기자
2025.02.22 10:00

[MT리포트]황금알 낳는 '급식업', 20조 시장 잡아라④새로운 시장 고민

[편집자주]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 점심과 물가상승의 합성어) 부담이 커지면서 급식업계가 호황을 맞았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외식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구내식당을 책임지는 단체급식 산업이 성장하고 있어서다. 최근엔 한화호텔앤리조트가 급식업계 2위 기업인 아워홈 인수에 나서면서 단체 급식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시업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단체 급식시장 세계를 들여다봤다.
(남양주=뉴스1) 이승배 기자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7일 경기도의 한 군 부대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특식제공 행사에서 식사를 하며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4.11.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남양주=뉴스1) 이승배 기자

국내 단체급식 업체들이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 진출은 물론 요양원과 실버타운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단 입장인 이들 급식업체도 들어갈 수 없는 시장이 있다. 바로 초·중·고등학교 단체급식이다. 초·중·고 식수 인원만 하루 500만명 이상인 큰 시장이지만 대기업 등 외부에 위탁하는 게 법으로 금지됐기 때문이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초·중·고 단체급식은 학교급식법(제15조)에 따라 학교의 장이 학교급식을 직접 관리·운영해야한다.

이들 학교는 2010년 이전엔 대기업 등 외부 위탁으로 단체급식 운영이 가능했다. 하지만 대규모 식중독 사태가 벌어지는 등 문제가 많았고, 국회는 2009년 법을 바꿔 각 학교에 임용고시에 합격한 영양교사(교육공무원)들을 배치했다. 각 학교에서 식재료 선정과 구매, 검수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했다. 초·중·고 학교별 직영으로 단체급식을 운영하는 셈이다.

급식업체들이 이 시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게 법 때문이지만, 1인당 단가도 이들 업체의 관심을 떨어뜨린다. '2023∼2024년 전국 교육청 초등학교 급식 식품비 단가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초등학교 식품비 평균 단가는 3664원이다. 중·고등학교 평균 단가는 이보다 높은 4000원 초반대다.

업계에선 식자재 가격 인상으로 한끼당 단가가 5000~6000원은 돼야 사업이 유지된다는 입장이다. 현재 대기업 구내식당 한끼당 가격은 최소 7000~8000원대인데 기업별로 직원 복지 등을 감안해 다양한 방식으로 식대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대도 마찬가지다. 약 47만명 규모인 우리나라 군대 단체급식에 민간 위탁 시장이 있지만 단가가 문제다. 군대 단체급식 시장은 연 2조원 규모로 대기업들이 노릴만 하지만 정부가 올해 병사 1인 급식단가를 한 끼당 4333원(하루 1만3000원)으로 잡은 탓에 제약이 크다. 대기업을 비롯해 일부 기업들이 군 부대 식자재유통 시장을 노리고 단체급식에도 발을 들여놓고 있지만 매력적이진 않다.

무엇보다 조식, 중식, 석식 등 하루 3끼를 챙겨야하기 때문에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또 지역 농협을 비롯해 군부대 인근 농가와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 각 부대에선 통상 그 지역 농협이나 민간 사업자 등에게 식자재를 공급받아 취사병들이 급식을 만드는데 대기업 등 일반 기업들이 이 시장에 들어오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급식업체들은 식수인원이 늘어나야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한다"며 "식수인원을 늘리기 위해 학교나 군대 등 급식시장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단가도 안맞고, 주변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을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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