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의 가파른 수수료 공세에 신음하던 치킨업계가 자율가격제를 지렛대 삼아 자체 앱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자율가격제 도입 후 점포마다 제각각인 배달 앱 가격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치킨업계가 운영하는 자체 앱의 확정가격과 파격적인 할인에 눈길을 돌리고 있어서다.
27일 치킨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 앱 가입자 수는 2023년 531만명, 2024년 619만명에서 지난해 710만명으로 증가했다. 앱 주문 매출은 2024년 대비 20% 이상 늘었고 월간 이용자 수(MAU)도 같은 기간 1.5배 늘었다. 교촌 측은 포장 시 10% 할인, 앱 충성고객을 위한 킹클럽 이벤트 등 자체 앱 전용 혜택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bhc도 지난해 2월 리뉴얼 후 올해 1월 앱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추격 중이다. bhc는 신메뉴 흥행에 발맞춰 앱 내에서 등급별 멤버십 혜택과 선물하기 등 기능을 강화했다. BBQ, 멕시카나 등 다른 치킨 브랜드 역시 자체 앱을 통해 할인 이벤트를 내걸고 고객 유입에 힘쓰고 있다.
소비자들이 최근 자체 앱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로 치킨업계가 도입한 자율가격제가 꼽힌다. 자율가격제는 본사가 권장 소비자가격을 제시하되 배민, 쿠팡 등 배달 앱 내 최종 판매가는 가맹점주가 결정토록 하는 내용이다. 지난해부터 지코바치킨을 시작으로 자담치킨, bhc, 교촌치킨, BBQ 등에 이어 최근엔 푸라닭치킨도 동참했다. 지역 별 임대료, 인력 풀 등 운영 상황이 다른데도 전국 모든 가맹점이 같은 가격을 유지토록 하는 게 부담이라는 가맹점주들의 의견이 반영된 제도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지역마다 다른 가격이 가뜩이나 배달앱 등 수수료로 부담스런 상황에서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반응이다.
반면 자체 앱은 가격이 동일하고 할인혜택이 있어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게 소비자들 반응이다. 실제 교촌치킨 앱(2만2000원)에서 반반한마리(마라레드+허니갈릭)를 '포장시 10% 상시 할인 제도'를 활용하면 1만9800원에 살 수 있다. 서울 마포구 쿠팡이츠 배달 기준 2만4000원인 것에 비해 약 5000원 저렴한 가격이다.
치킨 가격이 2만원 대 중반까지 오르면서 SNS(소셜미디어)에서 구매 후기, 정보를 공유하며 실속을 챙기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자체 앱 유입이 늘어난 또 이유라는 분석이다. 실제 X(옛 트위터), 디시인사이드 등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각 사 별 현재 진행 중인 이벤트 정보나 구매 후기와 꿀팁 등이 공유되고 있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자사 앱에서는 중개 수수료가 없다보니 가맹점주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혜택이 크다"며 "최근 배민, 쿠팡이츠보다 자사 앱에 이벤트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