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유 수급 불안을 고려해 차량 5부제 의무화, 재택근무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재택근무 대명사'로 알려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쿠팡의 근무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본사가 있는 쿠팡은 '주3일 사무실 출근, 주 2회 재택근무' 원칙을 기준으로 재택근무를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확대 시행하고 있다. 쿠팡 본사는 물론 물류 계열사 CLS(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CFS(쿠팡풀필먼트서비스) 소속 사무직들도 재택근무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다.
쿠팡은 한때 재택근무 비율이 90%에 이를 정도로 유연한 근무 형태를 장려해왔다. 일부 팀은 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재택일수를 늘릴 수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여러 기업이 본사 정상 출근제로 업무 형태를 바꿨지만 쿠팡은 "일과 가정의 양립, 효율적인 공간 운영, 부서 간 협업을 위해 주3일 출근(주2일 재택)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쿠팡 주식회사의 고용인력은 지난 1월 말 기준 1만2155명이다. 이를 고려하면 매주 수천 명가량 인원이 돌아가며 재택근무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IT 개발자 사무직군과 고객(CS) 상담직 등 여러부서에서 자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지 않은 규모인 만큼 재택근무 등을 통한 에너지 절약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이 재택근무를 활성화한 배경엔 직원들의 통근 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는 목적도 있지만 비대면 근무 활성화로 유연한 협업과 성과 창출이 가능한 조직 문화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쿠팡은 대면 회의 대신 비대면 줌(zoom) 회의가 일상화됐고 복잡한 파워포인트 보고 문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메일과 슬랙 등 IT(정보통신) 도구로 소통하는 게 자리 잡았다. 직급이 낮은 사원도 이메일 등을 통해 임원급 직원에게 질문할 수 있고 상사에게 대면보고 하는 관행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내에 미국·유럽·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 출신 직원이 혼재돼 비대면 온라인 회의가 활성화된 것도 이런 문화가 정착된 배경으로 꼽힌다.
재택근무 활성화에 따른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 효과도 검증됐다. 미 코넬대와 마이크로소프트 연구팀이 미 에너지정보청과 MS 직원들의 근무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재택근무를 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54% 감소했다. 주 2~4회 재택근무를 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대 29% 줄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재택근무를 통해 에너지 수요를 약 20%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일반 승용차에 휘발유를 가득 채우면 50~60리터가 필요한데, 10~12km/L 연비 기준 왕복 40km 거리에 하루 최대 4리터 소모된다. 한 달 동안 10일가량 재택근무를 한다고 가정하면 휘발유를 40리터 이상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쿠팡은 이밖에 제주도에 국내 첫 전기차 통합 배송센터 구축을 통해 365일 24시간 전기차를 이용한 로켓배송이 가능하도록 시설을 갖췄다. 제주도에서 쿠팡 전체 배송의 50%가 전기차로 운영된다. 또 수소화물차 등을 운영하고 쓰레기와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포장재를 재활용한다. 2024년 한해 1000톤의 재활용 포장재를 활용했다.
한편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에 정부는 고강도 대책을 검토 중이다. 환경부는 공공부문 5부제, 재택근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민들께서도 대중교통 이용과 생활 절전 등 에너지 아껴 쓰기 운동에 동참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