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라면 종주국 日서 신라면 누적 매출 1조…"2030년 4000억 목표"

도쿄(일본)=차현아 기자
2026.04.19 12:00

지난해 농심재팬 매출 209억엔…올해 240억엔 달성 목표
'라면 본고장'서 신라면 브랜드로 승부…매운 라면 시장 점유율 40%
'너구리' 제2의 메가 브랜드로… 2030년 日 라면업계 '톱5' 정조준

농심재팬 법인장인 김대하 부사장이 지난 15일 도쿄 하라주쿠 '신라면 분식' 팝업스토어 미디어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일본 시장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사진제공=농심

농심이 '라면의 본고장' 일본 시장에서 신라면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심은 현지에 스며드는 브랜드 중심 시장 전략과 너구리 등 제2의 파워 브랜드 육성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현지 매출을 400억엔(약 37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김대하 농심재팬 법인장(부사장)은 15일 도쿄 하라주쿠 '신라면 분식' 팝업스토어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2002년 법인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신라면 브랜드의 일본 누적 판매액이 1조원(1100억엔)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에 따르면 판매 증가율은 최근 3년 간 연평균 20%를 상회한다.

일본 라면 시장은 약 7조원 규모로 쇼유·미소·돈코츠 등 달고 짠 맛의 제품이 주류를 이룬다. 이 가운데 매운 라면 시장은 약 6% 수준에 불과하지만 신라면은 해당 시장을 형성하고 성장시킨 핵심 제품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일본 내 신라면 매출은 165억엔(약 1500억원)으로 매운 라면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농심 일본법인의 '비전 2030'/그래픽=최헌정

특히 지난해 출시된 신라면 툼바의 성장세가 매섭다. 최근 세븐일레븐 등 일본 3대 편의점 전 점포(약 5만3000개)에 입점했는데 한국 라면이 일본 편의점에서 '연중 상시판매' 계약을 맺은 것은 오리지널 신라면에 이어 두 번째다. 보통 1개월 단위의 한시 판매를 진행하는 일본 편의점 관행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현지에서 보기 드문 전자레인지 조리 방식을 도입하고 특유의 크리미한 매운맛으로 차별화를 꾀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일본 내 신라면 툼바의 누적 판매량은 현재 1000만개를 넘어섰다.

신라면이 이처럼 일본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고 신춘호 농심 선대 회장의 철학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법인 설립 초기 현지 바이어들로부터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매운맛'이라며 퇴짜를 맞았지만 선대 회장은 '못 먹는 사람에겐 팔지 말라'며 정통 매운맛을 고집했다. 이제는 일본 기업들이 신라면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시장의 흐름이 바뀌었다. 김 부사장은 "신라면만의 발효된 스프 맛은 흉내낼 수 없는 차별점"이라며 "일본 라면 시장은 현재 정체 중이지만 매운맛 시장만 유일하게 커지고 있다. 경쟁자가 늘어 시장이 커지는 것은 위기가 아닌 기회"라고 했다.

더 큰 성장을 위해 농심은 제2의 파워 브랜드로 '너구리'를 점찍었다. 신라면이 농심재팬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캐릭터 마케팅을 통해 너구리를 2030세대 공략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지난해 말 너구리 캐릭터를 둥굴둥굴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리뉴얼하고 SNS(소셜미디어)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농심은 2030년까지 일본 즉석면 업계 TOP(톱)5를 달성, 일본 매운 라면 시장 점유율 50% 확보 등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확정했다. 또 라면 외에도 건면, 냉동·냉장 제품 등 신라면 브랜드를 활용한 카테고리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김 부사장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현지 식문화에 스며드는 것이 농심의 비전"이라며 "신라면을 필두로 너구리 등 파워 브랜드를 지속 발굴해 일본 시장 내 지배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심재팬 법인장인 김대하 부사장이 지난 15일 도쿄 하라주쿠 '신라면 분식' 팝업스토어 미디어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일본 시장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사진제공=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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