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올해 1분기 35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 4분기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적자 규모다.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 여파와 대만 등 신사업 투자 등이 맞물리면서 시장 예상치보다 수익성이 더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 모회사인 쿠팡Inc가 6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 매출은 85억4000만달러(12조4597억원, 분기환율 1465.16원 기준)에 영업손실은 2억4200만달러(3545억원)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337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쿠팡의 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전분기 대기 감소했다. 쿠팡은 2021년 미국 뉴욕 증시 상장 이후 매 분기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달성했는데, 올해 1분기 매출 신장률은 8%로 상장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저 분기 매출 신장률은 14%였던 작년 4분기였는데 이보다 매출 증가세가 더 꺾였다.
1분기 영업손실은 작년 쿠팡Inc의 연간 영업이익 6790억원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1분기 당기순손실도 389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656억원) 대비 적자 전환됐다.
올해 1분기 쿠팡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는 지난 2021년 4분기(영업적자 4800억원, 당기순손실 5220억원) 이후 가장 컸다. 쿠팡의 분기 영업손실은 이 시점 이후인 2022년 1분기(-2478억원) 2분기(-847억원)로 점차 줄었고 그해 3분기 처음으로 분기 영업흑자(1037억원)를 기록해왔다.
쿠팡의 직전 분기 영업손실은 2024년 2분기(-342억원)였는데 당시엔 일회성 비용 영향이 컸지만, 이번엔 매출 성장세가 둔화한 국면에서 각종 비용 증가가 맞물린 결과여서 수익성 해결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1분기 매출 원가는 62억700만달러로 집계됐다. 매출 대비 원가율은 73%로 전년 동기 70.7%보다 2.3%포인트 증가했다. 판매비·관리비도 늘면서 총 영업비용은 매출을 상회하는 87억4600만달러에 달했다. 매출총이익은 2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다. 조정 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는 290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3억8200만달러) 대비 크게 감소했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71억7600만달러(10조5139억원)로 전년 동기 68억7000만달러(9조9797억원) 대비 4% 증가했다. 하지만 작년 4분기 성장률(12%)과 비교해선 대폭 낮아졌다. 프로덕트 커머스 조정 에비타(3억5800만달러)도 같은 기간 35% 감소했다.
활성 고객은 239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지만, 지난해 4분기(2460만명)보단 줄었다. 프로덕트 커머스 고객 1인당 매출은 300달러(43만9540원)로 전년(42만7080원) 대비 3% 증가했다.
대만 로켓배송·파페치·쿠팡이츠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13억2800만달러(1조9457억원)로 전년 10억3800만달러(1조5078억원) 대비 28% 성장했다. 성장사업 조정 에비타 손실은 3억2900만달러(4820억원)로 전년 1억6800만달러(2440억원) 대비 96% 늘어났다.
최근 12개월간 영업현금흐름은 16억달러로 전년 대비 4억2500만달러 감소했다. 잉여현금흐름은 3억100만달러로 같은 기간 7억2400만달러 줄었다.
쿠팡Inc는 이번 분기 2040만주(3억9100만달러) 규모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사회는 최근 자본 배분 전략 일환으로 1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추가로 승인한 바 있다.
올해 1분기 쿠팡의 적자는 정보유출 사태 수습을 위한 비용 증가와 신사업 투자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쿠팡Inc는 지난해 12월 미 증권거래위원회 공시에서 개인정보 사고에 대한 구매이용권 보상과 관련해 "11월 말 사고 발생 사실을 통보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2026년 1월 15일부터 약 1조6850억원(약 12억달러) 상당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하는 고객 보상 프로그램을 발표했다"며 "쿠팡 제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구매이용권은 판매 가격과 해당 각 거래의 매출액에서 차감된다"고 밝혔다. 구매이용권 이용은 지난 4월 15일 종료됐다.
이날 발표된 쿠팡 1분기 실적은 월가 애널리스트 전망치에 크게 못 미쳤다. 앞서 블룸버그는 매출(85억1100만달러), 영업손실(3927만달러), 당기순손실(1억달러) 수준을 전망했다. 이와 비교하면 매출은 소폭 하회했지만, 영업손실이 실제 전망치보다 5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이에 쿠팡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인 오전 5시 15분 기준 뉴욕증시 마감 직후 시간 외에서 전일 대비 3%가량 하락했다가 다시 소폭 반등한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