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이 올해 1분기 해외 시장 성장과 수출 실적에 힘입어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환율 상승과 원부자재 가격 인상이 2분기 실적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2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 매출 4조27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3% 성장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해외 식품사업에서 비비고 만두 등 글로벌전략제품(GSP)이 매출을 이끌었다. 다만 바이오 사업 부문 부진 여파에 영업이익은 26.0% 줄어든 1485억원에 그쳤다.
롯데웰푸드도 연결 기준 매출액 1조27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대비 5.4%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358억원으로 같은기간 118% 급증했고 영업이익률은 3.5%를 기록했다. 실적은 인도와 카자흐스탄 법인 등 해외 법인이 성장세를 주도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연결 기준 매출 9525억원, 영업이익 478억원으로 영업이익이 90% 넘게 증가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에너지음료와 스포츠음료를 중심으로 대부분 카테고리에서 성장세를 보였고 수출 실적도 뒷받침한 결과로 풀이된다.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도 영업익이 17.1% 증가하는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포장재와 물류 부문에서 수출을 강화하고 신규 수주를 확대한 것이 수익성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KT&G 역시 해외 담배 사업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해외 궐련 매출은 559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6.1% 급증했다.
오리온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349억원, 16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27.7% 상승했다. 오리온 러시아 법인의 초코파이 매출은 지난해 217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다.
라면업계도 'K라면' 열풍을 타고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 3사는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라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가 지속되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할 전망이다.
문제는 2분기 이후다. 중동 사태발 리스크로 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달러당 원화값이 1500원대에 육박하며 포장재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 알루미늄 등 단가와 물류비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부 식품기업의 원가 부담이 올해 2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물가안정 기조도 식품 기업들에겐 압박이다. 원가 상승 요인은 뚜렷하지만 서민 물가와 직결된다는 이유로 라면, 과자, 빵 등 핵심 제품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는 해외 법인의 성과로 실적을 방어했지만 2분기부터는 환율과 원가 상승분이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라며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식품업계 전반이 수익성 방어 전략에 고심이 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