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홈플러스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두고 대립하는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중재에 나섰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 중재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홈플러스 청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메리츠 측 항의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1일 이후 두 번째 방문이다. 을지로위원회는 1차 방문을 통해 2000억원 규모의 DIP 대출 중 1000억원 지원을 이끌어낸 경험을 토대로 추가 방문을 통한 DIP 대출 승인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MBK가 금융감독원 제재와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전단채) 관련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인 만큼 MBK보다 메리츠를 설득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9일 양측을 국회로 불러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하고 중재에 나섰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양측과 접촉하며 중재안 마련을 시도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실효성 있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서울회생법원이 오는 30일까지 요청한 홈플러스 자금조달 방안 마련을 위한 정치권 차원의 추가 논의 테이블도 계획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DIP 대출 승인과 관련한 여당의 중재도 먹히지 않는 가운데 홈플러스 노조는 정부를 향해 지원을 요청했다. 노조는 "메리츠가 홈플러스 청산 시 독식할 수천억원의 이자 수익 중 단 2000억원만 정상화 자금으로 대출해준다면 10만 국민의 삶의 터전은 지켜질 수 있다"며 "정부 관계 기관에서 적극적인 소통과 지원을 해주시길 간절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도 난감한 상황이다. 메리츠의 1000억원 지원 결정 과정에서도 내부 반발이 컸던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 압박은 더 큰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측이 물러설 명분이 없는 상황인 만큼 정치권의 중재는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 정치권 차원의 협상 테이블이 없을 가능성도 높다"며 "메리츠를 설득하는 과정 역시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메리츠는 홈플러스가 요청한 2000억원 규모의 DIP 대출 중 MBK 연대보증과 김병주 회장의 개인 일반보증 제공 등을 조건으로 1000억원만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MBK는 실현 불가능한 조건을 제시해 청산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며 홈플러스가 파산할 경우 메리츠는 원금 외 5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리츠는 MBK의 이런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면서 "14조원대 자산가인 김병주 MBK 회장이 사재 출연 등을 통해 직접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반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