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전격 영업 중단... 노조 "파산 전에 재정 지원하라" 정부 규탄

유엄식 기자
2026.07.13 16:28

민주노총 15일 총궐기 대회...홈플 노조지부장 "공적자금 미리 투입해야" 주장
업계 "2000억원 운영비로 회생 불가능"...MBK 후속 대응 관심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기업회생절차가 폐지된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과 매장 시설 유지·관리의 어려움으로 본사와 대형마트 매장 영업 임시 중단을 발표한 13일 서울 강동구 홈플러스 강동점을 찾은 고객이 쇼핑카트로 막힌 매장 앞에서 텅빈 매대를 바라보고 있다. 현재 홈플러스에는 최소한의 인력만 남아 매장 내 물건을 정리하고 있으며, 출근했던 대부분의 직원들은 퇴근시킨 상황이며, 영업 중단 사실을 몰랐던 시민들은 매장 입구를 가로막은 카트 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금일 오전 10시경 전국 67개 매장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사전에 채권자나 임직원, 점포 입점사에 공지하지 않은 '긴급 결정'으로 알려졌다. 오는 20일 예정된 법원의 회생계획 폐지 결정 확정 전까지 '임시 중단'이란 회사의 설명에도 최대 주주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행보를 반추하면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고 있단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홈플러스는 13일 오전부터 대형마트 67개 점포에 대한 임시휴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업회생을 신청 직전 전국에 126개 점포를 운영했다. 회생 과정에서 핵심 점포를 매각하거나 영업 종료하고, 올해 5월 37개 점포에 대한 추가 영업 중단을 결정하며 매장 수를 줄여왔다. 그러다가 이날부터 사실상 전국 모든 점포의 영업을 중단한 것이다.

대형마트 건물 내에 입점한 음식점, 커피숍 등 테넌트(임대) 매장은 입점주가 원하면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안내했지만, 마트를 운영하지 않으면 유동 인구가 대폭 줄어들기 때문에 사실상 동반 영업 종료 조치와 다를 게 없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이날 점포 입점주들은 일방적 영업종료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테넌트 매장 영업도 함께 종료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 노조는 종전의 정부 주도 회생 추진 요구보다 강한 정책자금을 투입해서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수용 마트산업노조홈플러스지부장은 노조 게시판에 지난 8일 게재한 동영상 호소문에서 "정부가 홈플러스 파산 시 직원 급여, 협력 업체 자금 지원 등 4400억원의 긴급 지원 계획을 밝혔는데, 왜 지금은 결단하지 않나"라며 "회사가 무너진 뒤에 국민의 혈세로 뒤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무너지지 않게 살리는 정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파산 선고 전에 운영비를 재정으로 지원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앞서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홈플러스 관련 피해 중소기업 특례보증 등에 최대 3000억원을 지원하고, 임금체불 피해 근로자에게 1인당 최대 2100만원까지 지원하는 내용의 지원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앞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홈플러스 긴급운영자금(DIP) 대출 요청을 거절한 만큼, 노조의 사전 재정투입 지원 요구는 정부가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조합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홈플러스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7.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업계에선 홈플러스에 2000억원을 긴급 투입해도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체불임금과 퇴직금 규모가 1000억원이 넘고, 납품 대금 미지급액을 고려하면 2000억원 운영비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마트 매대에 정상적으로 상품이 공급되려면 이보다 훨씬 많은 자금이 필요하고, 그에 앞서 안정적으로 대금이 지급될 것이란 최대주주의 보증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향후 반정부 투쟁에 나설 전망이다. 그동안 정부 지원을 촉구하며 대책을 기다려왔지만, 홈플러스 파산 가능성이 현실화하자 정부 대응을 규탄하는 방향으로 투쟁 노선을 바꿨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오는 15일 오후 광화문에서 총파업대회를 연다.

이날 마트노조는 청와대 앞에서 '홈플러스 노동자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 대응을 촉구할 계획이다. 마트노조는 "홈플러스가 파산하면 직간접적으로 1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지역경제가 파탄될 것"이라며 "투기자본(MBK)의 먹튀를 용인한 이재명 정부를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노조의 이런 행보는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악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회생안의 핵심인 M&A(인수합병)의 최대 걸림돌은 강성 노조의 고용 보장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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