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고 바르고 끝?…패션·뷰티, 쓰는 제품에서 '보는 작품'으로

하수민 기자
2026.08.04 07:00
오피신 유니버셀 불리 부지 오도리페랑 캔들. /사진제공=LF

패션과 뷰티 소비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다 쓴 향수병을 화장대 위에 장식품처럼 올려두고 캔들 용기는 버리는 대신 인테리어 소품으로 다시 쓴다. 한정판으로 나온 협업 아트피스는 실생활에 쓰기보다 진열장에 올려두고 감상하는 대상이 된다. 패션·뷰티 제품이 '쓰고 나면 끝'인 소비재를 넘어 공간을 채우는 오브제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F가 수입·판매하는 프랑스 뷰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오피신 유니버셀 불리'는 제품 기능과 패키지의 예술성을 결합한 오브제 전략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불리의 캔들은 히말라야산 대리석으로 만든 케이스를 적용해 자연석 특성상 제품마다 색과 무늬가 다르며 향을 모두 사용한 뒤에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향수와 바디워시, 바디오일 역시 공병 자체를 화장대나 욕실에 전시하는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LF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불리 향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청담 플래그십 매장 매출은 85% 늘었고 신규 고객 수도 약 2배 증가했다. 브랜드가 제안하는 공간 경험과 감성이 구매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오피신 유니버셀 불리 스톤 디퓨저. /사진제공=LF

뷰티업계 전반에서도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소장하고 꾸미는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위글위글의 뷰티 브랜드 '위글리'가 선보인 '오일 페이퍼 키링 기름종이'는 출시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조회수 1만1000건을 기록했다. 아떼와 패션 브랜드 세터가 협업한 키링형 립글로이 밤은 립 제품에 하트 미러 키링을 더해 가방에 다는 패션 소품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에뛰드는 캐릭터 IP '가나디'를 적용한 틴트를 선보이며 제품 디자인을 차별화했다.

향수와 디퓨저 등 향 관련 제품도 오브제화되고 있다. 테일러센츠는 캐릭터 '모남희'와 협업해 피규어와 디퓨저 용기를 결합한 무신사 에디션을 선보였으며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0% 증가했다. 설화수와 르쥬가 협업한 한정판 쿠션은 지난 5월 무신사 선론칭 이후 준비 물량이 빠르게 소진됐고 같은 달 설화수 무신사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261% 증가했다.

LF의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는 3D 아티스트 '크리트'와 협업한 'SEOUL Series'를 선보이고 이를 소형화한 컬렉터블 아트피스를 한정 판매하고 있다./사진제공=LF

이 같은 오브제형 소비는 뷰티를 넘어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29CM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 1일~6월 30일) 홈·인테리어 내 '오브제'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1% 이상 증가했다. 타월 카테고리 거래액도 같은 기간 30% 이상 늘었다. 핀카의 페이스타월, 뚜누의 발매트 등 디자인을 강조한 생활용품과 헤리터·오호스 협업 키친웨어처럼 공간을 꾸미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제품을 예술 작품처럼 소장하는 컬렉터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LF의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는 3D 아티스트 '크리트'와 협업한 'SEOUL Series'를 선보이고 이를 소형화한 컬렉터블 아트피스를 한정 판매하고 있다. 서울의 도심과 한강, 공원 등 도시 풍경과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3D 캐릭터로 표현한 작품으로 남성과 여성 버전 각 50개씩 총 100개만 제작됐다. 모든 제품에는 고유 번호를 부여해 소장 가치를 높였다.

헤지스는 이번 프로젝트를 콘텐츠로도 확장한다. 국내 거주 외국인 크리에이터 40명으로 구성된 '헤지스 틱톡 크루' 2기는 컬렉터블 아트피스와 서울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숏폼 콘텐츠를 제작해 글로벌 틱톡 채널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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