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부대찌개' 놀부, 어쩌다 회생신청 했나…브랜드 33개로 늘더니 "다 실패"

차현아 기자
2026.08.09 07:00

7월3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
33개까지 브랜드 늘렸지만 가맹점 수는 '반토막'
가성비·1인식 트렌드 못 따라가고 핵심 경쟁력 상실

놀부 부대찌개

'국민 부대찌개'로 알려진 1세대 한식 프랜차이즈 '놀부'가 창업 39년 만에 결국 법원에 회생을 신청했다. 업계에선 수익성을 노리고 문어발식으로 브랜드를 확장했으나 신사업이 안착하지 못했고 주력 브랜드인 부대찌개와 보쌈의 경쟁력마저 잃은 것이 패착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놀부는 지난달 3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사건은 회생15부(부장판사 김윤선)에 배당됐고 법원은 지난 4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대표자 심문기일은 오는 11일이다.

회생 신청 전 놀부의 가맹 사업은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지난 1월 등록된 정보공개서(2024년 말 기준)를 보면 놀부의 브랜드 수는 33개지만 매장이 있는 브랜드는 12개에 불과하다. 머니투데이가 브랜드별 가맹점 수를 집계한 결과 총 가맹점은 2022년 말 717곳에서 2023년 말 541곳, 2024년 말 344곳으로 반토막이 됐다.

주력 브랜드의 가맹점 수도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놀부부대찌개는 246곳에서 156곳으로, 놀부보쌈족발은 134곳에서 63곳으로 감소했다. 특히 놀부보쌈족발은 지난해 신규 개점이 4건에 그친 반면 계약 해지는 44건에 달했다. 배달 특수를 노렸었던 '삼겹본능'(155곳→64곳)과 '공수간'(43곳→9곳)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놀부 브랜드 가맹점 수 추이/그래픽=이지혜

놀부는 1987년 서울의 작은 보쌈 식당에서 출발한 국내 1세대 한식 프랜차이즈로 1990년대~2000년대 보쌈과 부대찌개로 인기를 끌다가 2011년 11월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PE)가 100%를 1114억원에 인수해 화제가 됐다. 인수 직전 해인 2010년 매출은 1113억원, 매장은 700여곳이었다.

인수 후 놀부는 설렁탕, 커피, 분식, 찜닭 등으로 브랜드를 넓혔다. 2021년 3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 등록 기준 33개 브랜드를 보유해 더본코리아(22개)를 앞섰다. 또 코로나19 국면에서는 한 주방에서 배달 브랜드 여러 개를 돌리는 편집숍 '놀부주방', 배달 삼겹살집 '삼겹본능' 등이 호응을 얻기도 했다.

몸집과 실적은 반대로 갔다. 2016년 1200억원이던 매출은 2021년 403억원까지 줄었다. IB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PE는 2017년부터 매각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2022년 8월에는 엔비홀딩스 컨소시엄에 지분 57%를 200억원에 넘기며 2대 주주(43%)로 물러났다. 인수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이후 엔비홀딩스는 100% 지분을 확보했다.

새 주인을 맞은 후에도 실적은 제자리걸음이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놀부 매출은 638억4938만원으로 전년 대비 16.1%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86억9486만원으로 전년(5억8480만 원)보다 약 15배 늘었으며, 당기순손실은 139억2866만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외형 확장을 실패의 원인으로 꼽는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부대찌개가 잘 되니까 사모펀드가 인수해 외식 브랜드를 여러 개 냈는데 다 실패했다"며 "결국 기존 브랜드도 못 지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최근 가성비와 1인 식사 위주로 재편된 외식 트렌드와 여럿이 먹는 부대찌개는 잘 맞지 않고, 결국 회전율이 떨어져 마진 악화와 가격 인상의 악순환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상훈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 역시 "과거 프랜차이즈 호황기와 달리 원자재와 임대료 등 전반적인 운영 비용이 크게 늘어나며 시장 경쟁이 심화한 것도 원인"이라고 짚었다.

한편, 놀부의 현 김용위 대표의 독특한 이력도 조명받고 있다. 김 대표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실 서기관을 거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전속 사진가로 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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