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50㎞, 극한을 버텨라" 車보수용 도료 '뜨거운 경쟁'

이병권 기자
2026.08.31 03:52

레이싱카 '달리는 실험실' 변신
고속주행·진동·열기 노출시켜
성능 검증·실주행 데이터 확보
2050억 규모, 시장 선점 '총력'

최고시속 250㎞로 서킷을 질주하는 레이싱카가 페인트회사의 '달리는 실험실'로 변신했다. 자동차보수용 수성도료를 직접 칠해 고속주행과 진동, 열기 등 극한 환경에서 성능데이터를 쌓기 위해서다. 범용 페인트의 성장성이 주춤하자 페인트업체들이 레이싱 실증부터 AI(인공지능) 조색, 자동배합까지 '자동차 페인트' 기술경쟁에 나선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노루페인트의 자동차보수용 수성도료 '워터큐'(Water-Q)를 적용한 레이싱카가 지난 22일 첫 실전에 나섰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26 오네(O-NE)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5라운드 TGR 6000 클래스에서 워터큐 이레인 레이싱팀은 3위를 기록했다.

보통 레이싱카는 래핑방식으로 도장하지만 노루페인트는 전용 형광컬러를 별도로 개발해 차량 전체를 직접 도장했다. 평균 시속 200㎞ 안팎, 최고시속 250㎞에 달하는 고속주행과 강한 진동, 아스팔트의 열기 등에 도료를 노출해 성능을 검증했다. 최종 8라운드까지 도막·색상·광택 등을 점검해 실주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제품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자동차 페인트 '기술 격전'/그래픽=김지영

KCC는 AI 기반 자동차 보수용 컬러 솔루션 '칼라나비플러스'를 통해 차량의 색상과 메탈릭·펄 입자 등을 분석해 최적의 배합비를 찾아준다. 평균 4일 이상 걸리던 배합비 제공시간을 24시간 이내로 단축했다. 'CR6 자동배합 시스템'은 컬러코드와 배합값에 맞춰 도료를 자동으로 계량·배합해 반복작업을 줄인다.

전체 작업시간을 축소하려는 노력도 이어진다. SP삼화의 자동차 보수용 '카로클 프리미엄 1K 서페이서'는 적외선 건조시 2~5분 만에 건조돼 후속 연마공정으로 빠르게 넘어갈 수 있다. 노루페인트도 기존 2~3회 필요한 건조작업을 1회로 줄인 'Wet-on-Wet F/P 시스템'을 지난해 내놨다.

자동차 보수용 도료시장은 VOCs(휘발성유기화합물)의 함량을 낮춘 유성도료와 수성도료 중심으로 재편됐다. 자동차 보수용 상도 베이스코트의 VOCs 허용기준이 450g/L에서 200g/L로 강화되면서다. 국내 시장은 2050억원 규모로 2030년까지 연평균 약 5% 성장이 예상된다.

숙련인력의 고령화도 기술경쟁을 재촉하는 요소다. 전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자동차 정비업계 도장분야 종사자 가운데 50~60대가 56.5%를 차지한 반면 20~30대는 4.3%에 그쳤다.

도료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생산증가와 차량 고급화가 이어지면서 특수 자동차용 도료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범용 도료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기술력과 데이터를 확보해 차별화할 수 있는 자동차 시장이 기술 격전지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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