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부터 패션 플랫폼, 이커머스까지 유통업계가 뷰티 자체브랜드(PB) 확대에 나서고 있다. 플랫폼이 확보한 소비자 데이터를 상품 기획에 활용하는 동시에 차별화된 상품으로 고객을 묶어두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는 페리페라와 협업해 CU프렌즈 IP를 활용한 뷰티 상품을 선보인다. CU가 CI·BI와 캐릭터 등 IP를 제공하고 페리페라가 상품 기획과 출시를 맡는 방식이다. 무드 글로이 틴트와 잉크 글래스팅 립글로스, 치크, 쿠션 등 뷰티 제품을 출시하고 올리브영·클럽클리오몰·에이블리·지그재그·무신사·카카오선물하기 등에서 판매한다. 일본·태국·캐나다·필리핀·호주·중국 등 해외 13개국 진출도 추진한다.
CU에서 판매하는 간식과 디저트를 뷰티 제품에 접목한 것도 특징이다. 푸딩과 요거트, 감자스틱, 소시지, 쿠키, 초콜릿, 찐만두 등을 틴트와 립글로스, 브로우, 치크, 쿠션 등의 모티브로 활용했다. 삼각김밥과 구운 달걀 모양 파우치·퍼프 등 굿즈도 함께 선보인다. CU프렌즈를 편의점 밖 뷰티 영역으로 확장해 브랜드 접점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패션 플랫폼들도 자체 뷰티 브랜드를 확대하고 있다. 에이블리는 지난 4월 첫 뷰티PB '바이블리'를 출시한 뒤 쿠션과 마스카라에 이어 이달 패션 스타일과 연계한 색조 라인 'Be 컬렉션'을 선보였다. 플랫폼에서 쌓은 1020세대의 상품 탐색·구매 데이터를 활용해 청순·러블리·모던·볼드·힙 등 소비자가 선호하는 스타일별 상품을 기획했다.
무신사는 '오드타입'과 '위찌',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 '노더럽' 등을 운영하며 뷰티PB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무신사 뷰티PB 거래액은 전년보다 120% 증가했으며 국내 단독 매장과 해외 유통망을 통해 판매 접점도 넓히고 있다.
컬리도 뷰티PB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뷰티PB 상품기획 인력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 관련 상표를 출원했다. 뷰티컬리를 운영하며 쌓은 상품 판매 경험과 고객 데이터를 자체 상품 개발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뷰티컬리는 올해 2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플랫폼들이 뷰티PB를 확대하는 데는 뷰티 상품의 높은 재구매율이 영향을 미친다. 패션은 상품별 구매 주기가 길지만 화장품은 소진 후 반복 구매가 발생해 플랫폼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쉽다. 여기에 PB는 입점 브랜드 상품과 달리 플랫폼이 가격과 상품 구성, 판매 방식 등을 직접 설계할 수 있어 차별화가 가능하다. 자체 상품 매출을 추가해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플랫폼이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PB 기획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에이블리는 하루 평균 4억건의 고객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1020세대의 취향과 구매 패턴을 분석해 바이블리를 기획했다. 패션 플랫폼은 평소 어떤 옷을 검색하고 구매하는지와 함께 어떤 색조나 뷰티 상품을 찾는지까지 파악할 수 있어 패션과 뷰티를 연결한 상품 개발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입장에서는 PB가 입점 상품과 다른 독점 상품을 확보해 고객의 반복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특히 뷰티는 구매 주기가 짧고 재구매가 이어지는 상품이 많아 기존 고객을 플랫폼 안에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