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해롭겠지" 담배 끊을 생각 안 하고 전자담배로 갈아탔다

이병권 기자
2026.10.29 15:19

식약처 "전자담배 유해성분 배출량이 적다고 덜 해롭다 판단해선 안 돼"

담배 유형별 유해성분 검사 결과/그래픽=이지혜

일반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적다는 이유로 궐련형 전자담배가 확산하면서 지난 7년간 전체 담배제품 사용률은 오히려 소폭 높아졌다. 일반 담배 흡연율이 하락하는 사이 전자담배 사용이 늘면서 금연보다는 담배 종류를 바꾸거나 여러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29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담배 유해성분 검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 궐련에서 포름알데히드는 개비당 39.5~181㎍이 검출됐고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는 5.4~12.1㎍으로 조사됐다.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가리지 않고 제품 모두에서 1군 발암물질이 확인됐지만 포름알데히드의 경우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검출됐다. 정부는 단순 수치만으로 전자담배를 덜 유해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실제 일반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검출 범위는 각각 개비당 11.7~40.4mg과 10.3~32.0mg으로 비슷한 범주를 그렸다. 타르는 여러 입자상 물질의 총량으로 여러 유해물질과 발암물질이 포함된다. 중독을 유발하는 니코틴 역시 일반 궐련의 검출량은 개비당 0.8~2.6mg, 궐련형 전자담배는 0.1~1.2mg으로 적지 않은 수준을 나타냈다.

전자담배의 유해성 저감 논리를 따질 때는 개별 제품의 성분뿐 아니라 실제 담배 사용 행태를 살펴야 한다.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를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연으로 이어지는지, 기존 흡연자가 두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지도 중요한 문제라서다. 실제 국내 통계에서는 일반 담배 흡연 감소와 달리 전자담배 사용 증가가 동시에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의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의 일반 궐련 흡연율은 17.9%로 전년보다 1.0%포인트(P) 낮아졌다.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6.3%,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4.5%로 각각 0.3%P, 0.5%P 상승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손영래 보건복지부 지역필수공공의료실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 실에서 제1차 담배 유해성 관리 기본계획 및 담배 유해성분 정보공개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10.29. since1999@newsis.com /사진=박영태

기간을 넓혀보면 변화가 더욱 뚜렷하다. 2019년과 비교해 지난해 일반 담배 흡연율은 약 12% 감소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90.9%,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7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담배제품 사용률은 오히려 0.5%P 높아졌다. 전자담배 확산이 전체 담배 사용 인구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금연 시도율 역시 감소했다. 지난해 담배제품 사용자의 금연 시도율은 40.6%로 전년보다 2.0%P 하락했다. 질병관리청은 다중담배사용자의 경우 니코틴 의존도가 높아 금연 성공 가능성이 낮아지고 다양한 유해화학물질에 동시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건강위해가 더욱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같은 허점을 토대로 관리 대상 담배의 종류를 더 다양화할 전망이다. 이번 검사에 포함되지 않은 무연담배와 엽궐련 등을 2029년부터 검사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사 니코틴 제품에 대해서도 현행 검사체계의 적용 범위와 별도 시험법 마련 필요성을 검토하고 오는 12월에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역시 아직 검사에 한계가 있다. 정부는 표준 전자담배 기기와 시험법을 개발해 향후 실제 흡입되는 배출물까지 검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담배업체가 일부 유해성분의 검사 결과만 발췌해 특정 제품이 덜 해로운 것처럼 홍보하는 행위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담배에는 알지 못하는 7000종 이상의 유해물질이 있고 이번 유해성 정보 공개는 유해성을 판단하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내가 사용하는 건 덜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건 큰 오산이기 때문에 조사 성분을 더 발견해서 늘리고 방법도 체계화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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