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지금 겪는 시련 '이 또한 지나가리라'

홍정표 산업1부 차장 기자
2016.08.17 06:14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회사가 마련한 자구안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요? 과거의 경쟁력이 회복돼 다시 좋은 시절이 올 수 있을지..."

최근 수 조원대의 자구계획안을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승인받은 조선사 소속 직원은 "경기 회복도 지연되고 있고,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모두 아는 상황에서 제값을 받고 자산 매각을 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보유 주식 등 유가증권은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에 팔 수 있지만, 부동산 및 사업부문은 매수 상대방과의 협의 과정에서 가격 후려치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주주가 바뀌거나 채무 재조정안이 진행중인 해운사들도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운사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운송물량 확보가 시급한데, 경영진 교체가 기정사실화 돼 화주들이 만남을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 천명의 동료가 떠났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직원들이 관두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부모 부양과 자녀 교육비 등으로 지출이 많은 시기에 회사를 관두면,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도 사회에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명예퇴직 기회가 주어져 퇴직금에 추가 위로금을 받고 회사를 관두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애사심을 발휘해 회사 주식을 취득한 일부 해운사 직원들의 처지는 더욱 딱해졌다.

퇴직금을 담보로 빚을 얻어 주식을 샀지만,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뿐만 아니라 금융권의 대출규제도 강화돼 개인부채를 갚을 길이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회사가 회생하지 못하면 퇴직금은 고사하고 빚만 지고 회사를 관둘 처지에 놓이게 됐다.

해당 기업 소속 직원들은 세계 경기가 극적으로 회복되는 상황이 전개되지 않을 경우 감원을 포함한 추가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세계 경제가 좋아질 때까지 버티는 것밖에는 없다고 얘기한다.

한국에서 15년간 기자생활을 한 영국 언론인 마이클 브린은 1999년 ‘한국인을 말한다’를 출간하고 한국인은 부패, 조급성, 당파성 등 문제가 많지만 훌륭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린은 책에서 한국을 △평균 IQ가 105을 넘고, 문맹률이 1% 미만인 유일한 나라 △미국과 전쟁할 경우 3일 이상 버틸 수 있는 8개국 중 하나 △가장 단기간에 IMF(국제통화기금)위기를 극복해 세계를 놀라게 한 나라 △‘미국놈’ ‘떼놈’ ‘왜놈‘ 등 강한 나라 사람에게 놈을 붙이는 세계에서 가장 기가 센 나라라고 평가했다.

기원전 이스라엘의 2대 왕으로 알려진 다윗은 나라의 평화를 찾은 후 자기 반지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란 문구를 새겨 절망에 빠져도 용기를 잃지 않았고, 기쁨이 찾아와도 자신을 절제했다고 한다.

삶의 긴 여정에서 돌이켜 보면 위기는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일이고, 지나가는 과정일 경우가 많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비록 미미해 보이지만, 한발 한발 내딛다보면 지금의 시련 또한 지나가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