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포인트] 원자력은 민주당의 전통을 계승하는 길이다

[딥 포인트] 원자력은 민주당의 전통을 계승하는 길이다

정철근 주필
2026.04.09 02:00

김대중 '목포선언' 친원전 변경
노무현 원자력잠수함 개발 시도
문재인 탈원전은 기존노선 이탈
고유가시대 원전확대 더 필요해

경북 경주시에 있는 월성 원자력발전소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경북 경주시에 있는 월성 원자력발전소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적어 원자력 개발이 불가피하다. 최근 주한 프랑스 대사를 만났는데 그 나라엔 원전 55개가 있지만 지방마다 원전을 유치하려고 한다더라. 왜냐하면 원자력이 고용을 늘려주기 때문이다."

1989년 11월 28일 당시 야당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목포 신안비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전반대단체 회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원자력 업계에서 지금까지 회자되는 이른바 '목포 선언'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 이후 원전에 진심이었다. 규모 7의 지진에 견딜 정도로 안전성이 개선된 한국형 원전 모델 APR1400은 노태우 정부 때 개발을 시작했지만 김대중 정부에서 완성했다.

김대중 정부의 친원전 정책은 노무현 정부에 계승됐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여름 전북 부안은 전쟁터 같았다. 방사능폐기물처리장 유치에 반대해 주민들과 전국의 환경단체·노동단체·종교인들까지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연일 벌어졌다. 시위대는 "핵은 죽음이다", "핵폐기장이 들어오면 기형아를 낳는다"는 선동적인 슬로건을 내걸었다. 시위는 군수 집단폭행, 관공서 습격, 도로 점거 등 폭력적으로 변했다.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은 원자력이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아님을 명확히 했다. 결국 방폐장은 시의회 동의를 거친 경북 경주시로 갔다.

노무현 정부는 4기의 신규 원전을 허가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362사업'이라 불린 극비 핵추진잠수함 개발까지 시도했다. 국제 핵사찰 문제로 중단됐지만 4000톤급 핵추진잠수함 3척을 건조해 2020년까지 실전배치한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진 원자력 정책을 한순간에 뒤집은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충분한 연구와 검토 없이 급진적으로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였다.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비용이 47조400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경북 경주시는 최근 혁신형 소형모듈형원자로(i-SMR) 유치에 나섰다. 한국수력원자력 등 원전 관련 인프라가 집중된 지역이라는 잇점을 내세웠다. 인근 영덕군과 울주군도 1.4GW급 대형원전 2기를 건설하는 사업에 지원서를 냈다. 만약 이들 지차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경주시를 중심으로 경북 해안지역에 한국 최대의 원전 클러스터가 구축된다.

신규 대형원전과 SMR의 발전량을 합치면 총 발전량이 14.9GW로 전남 영광 한빛원전 6기(5.9GW)의 2.5배 수준이 된다.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AI데이터센터나 첨단반도체 공장을 유치할 때 어느 지역이 경쟁력이 있을지는 명확하다.

기후환경에너지부는 지난 6일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인 원자력 발전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다. 첨단제조업을 키우고, 수입 화석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려면 원자력보다 더 좋은 대안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작년 10월 29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으로부터 핵연료 농축과 재처리는 물론 원자력잠수함을 건조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아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으로 국가적 위기에 빠진 지금, 미국과 농축우라늄 공장 공동 설립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비용을 떠나 원자력 원료의 자급을 이룬다는 점에서 국가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문무대왕은 당의 침략을 막아내고 삼국통일을 이뤄냈다. 그는 "나를 동해에 묻으면 용이 돼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경주 감포엔 그 이름을 딴 문무대왕연구소가 있다. SMR과 선박용원자로를 연구개발하는 곳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문무대왕의 호국정신, 노무현의 자주국방 정책을 이어받아 한국형 원자력잠수함 개발을 주도하길 기대해본다. 원자력은 고유가 시대에 한국이 살아남는 길이며,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진 민주당의 기존 노선을 계승하는 것이다.

정철근,주필,딥포인트수정2_컬러컷 /사진=임종철
정철근,주필,딥포인트수정2_컬러컷 /사진=임종철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철근 주필

안녕하세요. 논설위원실 정철근 주필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