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해양강국의 길, 해경 강화는 선택 아닌 필수"

유준구 국립외교원 교수
2022.05.04 03:40
유준구 국립외교원 교수

최근 한반도 주변수역을 둘러싸고 주변국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는 물론 동중국해 및 동해 수역에 공세적으로 진출하는 건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일본 역시 인도태평양 전략과 쿼드동맹을 추진하기 위해 동아시아 해양투사력을 확장하고 있다.

더욱이 해양안보는 전통적인 군사적 측면은 물론 안전, 해양오염, 범죄, 불법조업 등 복합적인 국가안보 이슈로 변화하고 있다. 한반도 주변 3개 해역은 실질적으로 반폐쇄해로써 협소한 해역에 비해 과도하게 해양 의존형 경제성장과 교역의 중심 매체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남북 분단의 상황아래 현실적으로는'고립된 섬'이라는 특성에 따라 수출입 물량의 99%는 바다를 통해 수송되고 있다.

더욱이 한중일에게 해양은 사활적 이해가 걸린 영토 문제가 있다. 문제는 해양 영토 이슈는 지역해에서의 해양 공간에 대한 전략적 요소와 연계되어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전통적 영토 및 관할권, SLOC1) 등의 전통적 해양갈등 요소가 점차 IUU2), 해상테러, 불법조사, 재난, 월경오염 및 해양환경 등 비정형적인 갈등요소와 결합하여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중국은 2007년 국무원 국가해양위원회를 설치하고 2021년 해경법을 제정해 해경을 준군사조직화했고, 일본 역시 총리실 산하 종합해양정책본부를 설치해 해상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또 중국, 일본 모두 해양경찰의 전력 강화를 위해 1천 톤급 이상 대형함정 수를 대폭 늘리고 성능을 강화해 현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 국가들은 해경 보유 함정항공기를 국가해양안전망 플랫폼으로 활용해 종합적인 해양정보 수집 역량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의 비해 해양의 지정학적 위치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전력 또한 이들 국가의 전략의 40% 수준이며 함정의 첨단장비도 부족한 현실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 강국들이 국가해양력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정책의 공통점이 있는데, 우선 국가해양안보를 총괄하는 조직이 있으며, 광역해양정보망(MDA)3) 구축을 강화하고 있고, 분쟁수역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상기 세 가지 현안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한미동맹 차원의 양자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해양안보 역량을 증가해야 한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양자협력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는 안보협력은 포괄적이어야 하고 둘째는 역량이 일정한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력이 갖추지 않은 채 시혜적인 양자관계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점은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차기 정부에서는 한반도 주변 해양강국과의 첨예한 경쟁 속에서 우리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우리 해양경찰역량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산적해 있는 관련 현안들에 대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략적인 해양경찰력 강화 및 해양안보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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