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기온이 39도를 넘어 40도에 육박하는 등 폭염이 장기화하고 있다. 폭염중대경보는 수도권에 사흘 연속 발효됐고 상대적으로 시원한 강원도 지역까지 6일 포함됐다.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열대야와 낮 동안의 극한 더위로 일상을 위협받는 소리없는 재난이 현재진행형이다. 쪽방촌과 노인 등 취약계층과 산업현장에서는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6일 점검회의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폭염에 전방위 대응체계를 가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폭염은 거의 매년 반복되는데다 지속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유럽의 폭염이 극심하다는 소식이 6월부터 전해졌고 국내에서도 영남지역의 폭염이 7월 초부터 심각했다. 하지만 국내적으로 경각심은 크지 않았고 대책도 사실상 거의 없었다. 정부와 산업현장, 사회 곳곳의 폭염대응은 사후 응급대책을 세우는 수준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정부는 폭염특보 발령을 반복하고 있지만 행동 요령은 대개 자율에 맡기는 실정이다. 프로야구가 대표적인 예다. 경기 진행 여부를 놓고 구단과 구장 자체판단에 맡겼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폭염을 이유로 5 ~ 6일 모두 경기를 취소시켰다. 인천구장 응원관객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로 실려가고 몇몇 구장의 선수들이 현기증을 호소한 뒤의 일이었다.
산업현장의 온열질환 재해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근로복지공단에서 승인된 온열질환 산업재해는 195건, 사망자는 20명이다. 올해도 지난 7월에만 4명의 이주 노동자가 햇볕이 뜨거운 야외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었다. 폭염 상황에서 야외작업 중단 의무화 등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독거노인과 장애인, 쪽방 주민 등 취약계층 보호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기업들은 폭염에 직면하면 작업여건 악화, 공기 지연, 비용 증가 등으로 부담이 커진다. 정부 지원 대상인 중소 건설, 제조, 서비스 업종의 특성에 맞는 작업중지 등 세부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폭염 이후의 가뭄대책에도 만전을 기해 식수와 농업, 산업용수 등 물관리 계획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극한폭염은 지구 온난화 심화로 더 이상 기후이변이 아닌 뉴노멀로 자리잡았다. 폭염을 재난으로 인식하고 사전적 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