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사업장에 2조원대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금(재초환)' 부과가 예고됐다. 일부 단지는 1인당 부담금이 6억원을 넘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길 조짐이다. 재건축 사업이 늦춰지는 것이 공급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된 상태에서 또다른 지연 원인이 생긴 것이다. 재초환 시행을 두고 지난해 여당내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됐던 만큼 제도 자체를 재검토할 시점이 됐다.
서울시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서울에서 재초환 부담금 부과가 예상되는 단지는 46곳이다. 부담금 총액은 2조1690억으로 단지별 1인당 부담금은 용산 한강맨션이 6억8000만원에 달했다. 강남 반포 3주구와 영등포 신길10도 각각 부담금이 3억2000만원과 2억6000만원이다. 부담금이 실제 부과되면 분양가로 고스란히 전이될 가능성이 큰 만큼 또다른 집값 상승 요인이다.
재초환은 재건축 개발 이익이 조합원 1인당 8000만원을 넘으면 초과 금액의 10~50%를 환수하는 제도다. 2006년 노무현정부 시절 처음 도입됐지만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행 유예와 재검토를 거치면서 실제 징수 사례는 없다. 10년 가까이 걸리는 재건축 사업에서 실제 금액이 추정치보다 늘어나 자금 마련 계획을 가늠하기 어렵게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법개정이 이뤄져 지난해부터 시행 중이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복기왕, 문진석 의원 등) 내에서조차 대폭 완화나 폐지 의견이 나왔을 정도다.
재초환은 본래 개발이익의 사유화를 막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중과와 함께 집값 상승을 막으려는 인위적 수단으로 지목돼 왔다. 중산층 선호 지역의 주택 공급 자체를 지연시키고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부각시켜 집값 폭등 원인으로도 꼽힌다. 고가주택을 가진 이는 잠재적 투기자라는 의심과 징벌적 과세, 부담금 속에 부동산 민심은 갈수록 악화된다.
집값 안정과 '닥치고 공급'이라는 목표에는 모두 공감한 상태다. 정부여당과 서울시의 갈등 속에 용산공원이나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이 속도를 못 낸다면 재건축, 재개발 외에는 답이 없다. 재건축 인허가 절차 단축, 임대주택 의무배치 완화와 더불어 재초환 원점 재검토도 닥공의 첫걸음일 수 있다. 현재 국회에는 3건의 재초환 관련 법률이 잠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