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가 전월에 비해 반토막난 것으로 조사됐다. 5월10일 양도소득세 다주택자 중과 부활의 여파긴 하지만 부동산세제 변화를 가늠하기 어려워진 것도 거래를 주저하는데 영향을 줬다. 반면 삼성전자 등 일부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지급같은 소득 증가는 주택 매입수요를 자극하면서 정책 선택 여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2887건으로 집계됐다. 7월 5829건과 비교하면 한 달 새 50.5% 감소했다. 5200건에서 최고 9000건에 육박했던 4 ~ 6월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양도세 중과 부활 전후로 대거 매물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대출 규제 영향으로 원매자를 찾기 어려웠던 탓이다. 또 세금이 올라간 뒤에는 집주인은 매도 희망가격을 높인 반면 매수희망자는 향후 세제개편안과 집값 변화를 예측할 수 없어 매매 자체가 급감한 것이다. 전세 매물이 사라진데 이어 주택매매까지 줄면서 중개업소, 이삿짐센터, 도배·인테리어 업체 등의 일감이 실종됐다는 아우성이 커진다. 가전·가구 등 내구재의 수요가 줄면 내수 전반의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같은 일부 반도체기업의 성과급과 사내대출 확대로 소득 증가가 두드러진 급여생활자들의 특정 지역 주택 매입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거래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경기도 화성·동탄 등 '반도체 벨트'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는 확대됐다. 국지적인 현상으로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될 정도의 시장 불안요인이다. 한국은행은 10일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향후 주택시장 수급 상황과 가계의 소득 여건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주택시장과 가계대출 관련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높이거나 가계대출을 조이면 매물 실종을 넘어 거래절벽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집을 마련하기 어려워지면 결혼, 출산에도 영향을 주고 서울 외곽이나 지방에서는 주거사다리가 끊어져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실수요자에게는 대출 문턱을 낮춰주고 주택공급 정책의 결과물을 계속해서 선보이는 것이 필수다. 부동산 세제 개편안도 여론의 눈치를 보며 우왕좌왕하기보다는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