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 개편의 조건

이민하 기자
2026.10.0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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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 협상에 합의하며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파업을 철회한 16일 오전 서울역 버스 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2026.09.16.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지난달 16일 서울 시내버스는 정상 운행했다. 새벽 노사 협상 타결로 파업이 철회되면서다. 당시 서울시가 대체수송을 위해 계약한 전세버스의 취소수수료는 1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모두 시민 세금으로 부담한다. 지난해 두 차례 파업 예고 때 취소비용 9억7200만원이 들었다. 올해 1월 이틀간 실제 파업 때 임차료와 수수료는 15억9600만원이었다.

네 차례 전세버스 비용만 35억원이 넘고 절반 이상은 취소 비용으로 쓴 돈이다. 지난 1월에는 지하철 추가 운행에도 하루 약 2억8000만원이 들었다. 비상수송 준비는 시민의 이동을 지키는 데 필요하다. 문제는 파업 위기 때마다 운행 불안과 추가 지출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해마다 수천억원을 지원하는 준공영제가 과연 안정적인 운행을 보장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2004년 도입한 준공영제는 민간회사가 운행하고 운송수입이 표준운송원가에 못 미치면 서울시가 부족분을 지원하는 제도다. 수익이 낮은 노선을 유지하려고 해마다 수천억원을 투입한다. 서울시가 노선과 요금을 관리해도 임금교섭은 노사 몫이다. 협상 결과에 따라 시 보전 비용이 달라진다. 이런 사후 보전 방식에서는 회사의 비용 절감 노력도 약해질 수 있다.

지난달 노사 합의에서도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과 미지급 수당 문제는 남았다. 이르면 올해 12월 기준시간에 관한 첫 명시적 판결이 나온다. 오랜 갈등이 해소될지, 비용 분담을 둘러싼 충돌이 커질지 가를 분기점이다.

임금 쟁점 해결과 함께 준공영제 개편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도 재정지원과 운영체계를 바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전확정제는 다음해 수입과 비용을 미리 정해 차액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사후 적자 보전에서 벗어나 회사의 경영책임을 높이는 방안으로 꼽힌다. 또 2030년까지 자율주행 시내버스 500대 도입도 추진 중이다. 기술 검증과 안전 확보를 거쳐 운영비 증가와 운전자 고령화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민의 이동권은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 필수공익사업인 지하철은 파업 중에도 필수유지인력이 운행한다. 올해 1월 서울버스 파업 첫날 운행률은 6.8%에 그쳤다. 버스에도 최소 운행을 보장할 필수공익사업 지정 논의가 필요하다. 준공영제는 민간의 운영과 공공의 지원을 결합해 노선의 공공성을 높인 혁신이었다. 수익성에 따른 노선 축소를 막고 시민의 이동을 뒷받침했다. 도입 22년이 지난 지금, 달라진 교통수요와 재정 여건에 맞춰 제도를 고칠 때다. 적자 보전을 넘어 경영 효율과 운행 안정을 함께 높이는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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