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회에는 세금 관련 과세 기준과 벌금 등 제재 기준을 현실화하자는 결의안이 발의돼 있다. 오래전에 정한 고정 금액 조항이 물가와 경제 규모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 제기이다. 금융 관련 법률도 예외가 아니다. 벌금·과태료·과징금, 진입, 면제 요건 등에서 고정 금액 조항이 장기간 유지된 경우가 상당수다. '가등기담보법'부터 '화재보험법'까지 관련된 금융 관련 법률 101개를 국가법령정보센터 DB을 연결해 분석해보면 금액 기준 조항이 20년 이상 유지되거나 다른 법과 불균형이 커 정비가 필요한 법률 26개, 10~20년간 유지됐거나 불균형을 추가 검토할 법률 25개, 최근 10년 내 개정된 법률 42개, 해당 없음 8개가 확인된다.
오래된 기준으로는 보험 미가입 벌금 500만원(화재보험법, 1973년)과 이득액 5억/50억 기준(특정경제범죄법, 1990년)이 최고다. 예금자보호 한도와 대부업 자기자본 요건 상향 등이 최근 정비된 대표 사례다. 문제는 금액이 오래됐다는 점만이 아니다. 검사 거부·방해·기피 등 동일 행위에 대한 과태료가 법에 따라 20배에서 100배 차이난다(은행법, 산업은행법‧주택금융공사법, 무역보험법). 특별배임 벌금은 금융업법과 신탁법 차이가 25배다(5억원, 2000만원). 거짓 신고는 징역(10년)과 벌금(20만원) 간 불균형이 두드러진다(부정수표단속법). 특별법 형량이 일반법 형법보다 낮은 역전도 있다(보험사기방지특별법 10년, 형법 사기 20년).
금융감독위원회‧증권예탁원‧상호신용금고법‧새마을금고연합회‧각령 등 이름이 바뀌었거나 사라진 기관 명칭이나 법명을 아직 인용하고 있는 조항도 있다(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법, 특정경제범죄법, 중소기업법). 물론 보호하려는 법익과 위반행위 정도, 법 제정 목적, 아니면 경과 규정 때문에 이런 차이가 있는 것인지 함께 따져야 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기준을 높이면 처벌 대상이 부당하게 줄어들 우려가 있고, 자금세탁 등 위험이 커진 신종 영역에서는 오히려 기준을 낮춰야 할 필요도 있다.
해법은 다양하다. 금액을 일괄 조정하거나 물가에 연동하는 인덱싱, 거래액‧매출액‧이익‧피해액에 비례하는 정률제, 일정 주기로 타당성 점검 의무화 등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호주는 2017년 상원 권고를 시작으로, 2018년 소비자법, 2019년 회사법을 개정하여 단위 기준액, 부당이득 및 기간 매출 연동 등을 기준으로 제도를 정비하였다.
이제 우리 금융 관련 법에도 정기적 자동 조정 장치를 제도화할 때가 되었다. 조정 핵심은 화폐가치뿐 아니라 규제 목적, 위반의 경제적 규모 및 위험 변화 반영이다. 고정 금액 조항을 성격별로 분류하고, 주기적으로 적정성을 점검해 합리적 개선안을 강구해야 한다. 물가연동이 적합한 기준과 고도의 정책 판단이 필요한 문턱값을 구분하고, 법률 간 제재 균형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번 결의안이 금융 관련 법에도 입법 패러다임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