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인슐린 투약 위험' 지적에 당뇨아이 학부모들 반발

정봄 기자
2015.11.25 15:52

전국1형당뇨아이들부모모임 "아이들 고통 생각해 달라"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발의한 '학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 내용

학교생활 중 학생에 대한 약물 수시 투약을 학교 보건교사가 보조하도록 하는 법안을 둘러싸고 보건 관계자와 소아 당뇨 학생 학부모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1일 '학교의 장은 보건교사로 하여금 학생이 의사의 처방과 지시에 따른 투약행위를 할 때 이를 지원, 보조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소아당뇨병환자의 경우 수시로 혈당 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므로 학교 보건교사가 이를 지원토록 하자는 취지다.

보건교육포럼 측은 개정법률안에 대해 지난 23일 "소아 당뇨 학생을 도우려는 선한 취지에는 공감하나 의료법의 사각지대에서 학생의 안전이 위협받게 되고 법적 직무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되 현장의 보건교사 단체, 학부모 등과의 열린 토론을 통해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미영 전국1형당뇨아이들의부모모임 대표는 25일 "입법 제안을 재검토해 의료의 사각지대에 아이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나 법안 추진과정에 있어서 보건교사들과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보건교육포럼 측의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지난 4월부터 관련 법안 제정을 위해 다방면으로 각계각층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5월 인슐린 주사 문제에 대해 간호사 협회에 여러 차례 소견을 요청했으나 검토한다는 말 뒤에 어떤 의견도 전달해 주지 않았다"며 "결국 최종적으로 우리측이 진행하는 내용에 대한 이견이 없는 걸로 진행하겠다고 메일로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1월 5일 국회7차 토론회(주제 : 소아당뇨환아 우선입학)에서 보건교사회 회장도 참석해 보건교사 보호망 법안이나 인력 보조 등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의견을 받은 바 있는데, 법안 추진과정이 의문투성이라니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보건교육포럼의 의견수렴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학부모 입장에서 어떻게 보건교육포럼이라는 단체를 알 수 있겠느냐"며 "평소에 전혀 교류나 소통이 없었던 탓"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법안을 제정하기 전에 의료법부터 개정해야 한다는 보건교육포럼측 주장에 대해 "의료법이 개정되는 동안의 당뇨병 진단을 받은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당뇨병 진단을 받은 학부모의 고통받는 입장을 토로했다.

김 대표는 "아직 의료 제반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의 인슐린 용량을 부모가 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부모가 지겠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법안이 한 순간에 완성될 수 없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고, 주사 대행에 대한 법안과 함께 보건 교사를 보호하는 법안도 함께 진행할 것이니 더 이상 논란을 만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일선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며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보건교사들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면 포럼 측이 (법안제정 반대 의견 표명에 대한) 사과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보건교육포럼 우옥영 이사장은 보건교사와 학부모 간 대립각을 세우는 것에 대해 경계하며 "법안 제정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일선에서는) 보건교사가 주사 투입 업무에 대해 일하기 싫어서 반대하는 것으로 보는데, 안전장치 없이 무작정 법안이 제정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아이들의 혈당량이 수시로 바뀌는데 학부모가 정해주는 인슐린 용량에 따라 보건교사가 주사만 놓는 것은 (안전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발의된 법안이 굉장히 포괄적이라 소아당뇨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체적인 모든 약물에 대해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이라며 "심장병, ADHD 등 수많은 투약행위에 대한 대응방안도 없이 무작정 진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안을 발의한 양승조 의원과도 의견조율을 하는 중"이라며 "(학부모 측 등)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안전장치가 확보된 후에 법안 제정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