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코피 날까요?" 방호복 앞 겁먹은 아이들…"혹시나" 속타는 학부모

뉴스1 제공
2020.08.24 14:38

교사 확진에 화순초 학생·교사 1000여명 전수검사
"너무 무서워요"…콧속 채취하자 콜록이며 울음

(화순=뉴스1) 허단비 기자

24일 오전 전남 화순군 화순초등학교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있다.2020.8.24 /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화순=뉴스1) 허단비 기자 = "너무 무서워요. 코에 뾰족한 게 들어갔다 나왔어요. 코피가 나면 어떡해요?"

24일 오전 전남 화순군 화순초등학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학교에 마련된 워킹스루(도보이동형) 진료소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광주 남구에 거주하는 화순초 교사(광주 282번)가 이날 오전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으로 통보되자 화순군은 학교를 긴급 방역하고 교사와 학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에 돌입했다.

화순초에는 학생 903명이 재학 중이고 조리원을 포함한 교직원 93명이 근무하고 있다.

부모의 손을 잡고 학교를 찾은 아이들은 내리쬐는 햇볕에 마스크를 쓰고 검사 차례를 기다렸다. 한 학생은 학교 안에 이어진 장사진이 생소했는지 "코로나가 뭐야?", "우리 뭐하는 거야?"라며 부모에게 연신 질문을 하기도 했다.

검사 대상자라는 소식을 듣고 아이들 손을 잡고 학교를 찾은 학부모들 역시 아이만큼 걱정이 앞섰지만 초조해하는 자녀들을 달래기 바빴다.

"할 수 있겠어? 엄마하고 약속하자. 대신 검사 잘 받고 나오면 사달라는 거 사줄게.", "안돼. 하기 싫어도 해야 해. 엄마가 미안해, 한 번만 하자.", "안 무서워. 금방 끝나. 아빠 손 잡고 검사받고 오자."

검사 대기줄을 기다릴 때는 누나, 형과 웃으며 장난을 치던 아이들도 막상 하얀 방호복으로 무장한 의료진 앞에서는 주눅이 들어 부모의 등뒤로 숨기 바빴다.

한 학생은 "너무 무서워요. 코에 뾰족한 게 들어갔다 나왔어요. 코에다 넣었다가 코가 따끔하고 다칠까봐 무서워요. 코피가 나면 어떡해요"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24일 오전 전남 화순군 화순초등학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학생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2020.8.24 /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발열검사와 문진 때까지 의젓하던 아이들도 20㎝짜리 긴 면봉이 등장하자 여기 저기서 울음을 터트렸다. 구강 채취는 곧잘 견뎌도 비강 채취 때는 찔끔 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했고 이내 콜록이며 눈물을 터뜨렸다.

검사 후 눈물을 훔치던 2학년 윤모양은 "코는 생각보다 더 아팠고 입은 안 아팠어요. 너무해요. 어른들이 자꾸 나가니깐 우리만 친구들이랑 놀 수도 없고 너무 손해인 것 같아요"라면서 어른들을 향해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화순초 2학년생 학부모 박모씨(38·여)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학교에 오라는 문자를 받고 가슴이 철렁했다. 애들이 더 불안해할까 봐 티는 못 냈는데 저도 처음 겪는 상황이라 걱정이 된다. 부디 다들 음성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순군은 학생들이 동시간대 검진 집중을 막기 위해 1·2학년 오전 11시~오후 1시, 3·4학년 오후 1~3시, 5·6학년 오후 3~5시로 검진 시간을 분산 운영한다. 선제 대응 차원에서 화순초등학교 학생이 아닌 관내 학원 수강생도 검진받도록 안내했다.

한편 이 학교 교사 확진자인 광주 282번은 지난 21일 발열 등 증세로 검진을 받고 2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이 교사의 감염경로는 확인되지 않아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4일 오전 8시 기준 확진자 진술로 파악된 화순군 내 접촉자는 15명으로 교사 11명, 학생 2명, 학부모 2명이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