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16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있는 제주동부보건소 선별진료소.
방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한 아이가 의자에서 일어섰다. 면봉을 찔러넣었던 코가 아픈 듯 연신 얼굴을 찡그렸다.
직원들은 서둘러 다음 검사를 준비했다. 이 마을에 있는 ‘김녕성당’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자 선별진료소를 찾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김녕성당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4일 제주 121번을 시작으로 이날 오전까지 모두 11명이다.
선별진료소 관계자는 부민장례식장 방문자들도 잇따라 검사를 받으러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12일 코로나19 확진자가 해당 장례식장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자 제주도 방역당국은 같은 시간 방문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독려하고 있다.
가족들과 선별진료소를 찾는 이들도 있었다.
지팡이를 짚은 노모를 모시고 온 아주머니는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노모가 검사를 받는 동안에도 걱정되는 얼굴로 곁을 지켰다.
이날 거센 바람에 선별진료소 천막이 정신없이 흔들렸지만 의료진들은 천막 줄을 단단히 조이며 검사를 이어갔다.
검사 접수 천막에서는 꼼꼼한 상담도 이뤄졌다.
“열이 나나요? 혹시 어디 아픈 데는 없으세요?”
방문자들이 확진자와 같은 장소를 방문한 시간 등을 확인한 의료진들은 코로나19 증상 여부를 확인했다.
그러나 중간중간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아직 마을주민 전수조사가 시작되지 않아 이날은 확진자 접촉자에게 우선순위를 둬 검사해서다.
접촉자는 아니지만 불안한 마음에 선별진료소를 찾은 주민들은 확진자와 같은 동네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검사를 받게 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제주도 방역당국은 김녕성당 관련 확진자가 11명으로 파악되자 지역사회 전파를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일부 확진자들이 회복기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되는 검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최근 2주 이전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감염 사실을 모르고 지나간 기간이 길어 그 시일만큼 더 감염 확산이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크다.
이에 김녕리와 주변 마을까지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이날 김녕성당은 굳게 문을 닫았으며 제주동부건소 맞은편 김녕초등학교 주변은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인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월정리 해수욕장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해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카페에서 풍경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지만 공영 주차장은 텅 빈 상태였다.
이와 관련 제주도 방역당국은 김녕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
배종면 제주도감염병관리단장은 이날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제주에 지역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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