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체험학습 중 학생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고에 대해 인솔 교사의 형사책임이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교원단체들은 안전에 대한 모든 책임을 교사에게 돌린다면 현장체험학습을 중단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원단체총연맹,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입장문을 내고 "학생도 교사도 보호하지 못하는 현장체험학습은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산교사노동조합, 전교조 강원도지부 등 지역 조직들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춘천지법은 전날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담임교사 A씨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조인솔교사 B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11월 강원 속초시 한 테마파크에서 초등학교 현장체험학습 도중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학생이 버스에 치여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학생 안전관리와 관련한 명확한 업무를 부여받지 않은 상태에서 버스에 함께 탑승했다는 사실만으로는 교통사고 위험에 처할 위험에 대비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교총은 "교사 한 명이 수 십명의 학생을 인솔하면서 변수와 돌발상황까지 완벽히 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법과 제도가 불의의 사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지 못한다면 현장체험학습은 더이상 유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교조도 "'고의, 중과실이 아닌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에 교사에게 형사 책임을 물으면 교육활동은 위축되고 현장체험학습은 지속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교사노조는 "학생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인솔교사에게 돌린다면 현장체험학습의 지속 여부를 전적으로 교사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교육부는 현장 체험학습 중 교사의 민·형사상 책임을 낮추기 위해 오는 6월21일부터 학교안전법 개정안을 시행한다. '학교장 및 교직원은 학생에 대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조항을 추가한 것이다. 그러나 교원단체에서는 '의무를 다 한 경우'라는 문구가 모호하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