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m 두루마리 편지 복원"…미국인 의료선교사 기록 첫 공개

김승한 기자
2026.04.06 12:00
1890년 로제타 셔우드 홀의 두루마리 기행편지. /사진=양화진기록관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오는 7일 제54주년 '보건의 날'을 맞아 양화진기록관이 소장한 '로제타 셔우드 홀의 두루마리 기행편지'를 전면 복원해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기행편지는 미국인 의료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이 1890년 9월 미국을 출발해 조선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과 초기 정착 과정을 가족에게 전하기 위해 작성한 기록이다. 편지는 낱장 94매를 이어 붙인 두루마리 형태로 길이가 31.8m에 달한다.

기록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하와이, 일본을 거쳐 조선에 도착하기까지 약 40일간의 항해 과정과, 이후 3개월간 조선에서의 생활이 상세히 담겼다. 특히 당시 열악했던 의료 환경과 주민들의 일상, 전통 혼례와 궁중 행렬 등 조선 후기 사회상이 생생하게 묘사돼 근대 의료사 연구에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로제타 홀이 직접 촬영한 사진 59점도 함께 포함돼 있다.

로제타 셔우드 홀은 국내 최초의 여의사 교육기관인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설립하고, 한글 점자 교재를 제작하는 등 한국 근대 의료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다.

다만 해당 기록물은 아이언 겔 잉크의 산화로 글씨가 부식되고 종이가 손상되는 등 훼손이 심한 상태였다. 또 직경 0.3cm의 작은 축에 감겨 있어 꺾임과 접힘이 반복되며 보존과 활용이 어려웠다.

국가기록원은 약 18개월에 걸쳐 오염물 제거, 훼손 부위 한지 보강 등의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두루마리 손상을 줄이기 위해 굵은 축으로 재정비하고 오동나무 상자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안정성을 높였다. 연구 및 전시 활용을 위해 고해상도 디지털화도 함께 이뤄졌다.

복원된 기행편지는 양화진기록관과 국가기록원 홈페이지을 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이용철 국가기록원장은 "이번 복원을 통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기록유산을 국민과 공유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기록물의 영구 보존을 위해 복원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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