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장윤정이 오랜 기간 연락을 끊고 지낸 친모의 사기 의혹으로 또다시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친모가 딸의 유명세를 앞세워 투자 사기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30일 JTBC '사건반장'이 장윤정 친모 육모씨의 투자 사기 피소 사실을 보도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육씨는 절연한 딸 장윤정과 다시 연락을 주고받는 것처럼 꾸민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과 투자 확인서 등을 이용해 지인들에게 수천만원의 투자금을 받아낸 뒤 약속한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육씨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지인들에게 약 4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장윤정은 오래전 친모와 절연했지만, 이번 사기 의혹으로 또다시 입방아에 올랐고 결국 "모친과 직접 연락을 나눈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혀야 했다. 육씨의 생활 반응이 확인되지 않아 사망 의혹까지 제기됐으나, 지난 21일 사기 혐의로 체포돼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가족 문제로 곤욕을 치른 연예인은 장윤정뿐만이 아니다. 금전 문제를 비롯해 사문서 위조, 성범죄 등 가족을 둘러싼 논란의 유형도 다양하다.
배우 김혜수는 2019년 어머니 김모씨가 딸의 이름을 빌려 지인으로부터 13억원이 넘는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피해자들은 "김혜수라는 이름이 아니었다면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김혜수는 해명 과정에서 2012년 모친의 막대한 빚을 대신 변제한 이후에도 금전 문제가 반복돼 결국 절연했다는 가족사를 공개해야 했다.
배우 한소희 역시 모친 신모씨로 인해 여러 차례 입방아에 올랐다. 신씨가 곗돈을 가지고 잠적했다거나, 한소희 명의의 통장 등을 이용해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이에 한소희는 "5살쯤 부모님이 이혼해 할머니께서 길러주셨다. 20세 이후 어머니의 채무 소식을 알게 됐고, 자식 된 도리로 데뷔 전부터 힘닿는 곳까지 어머니의 빚을 변제했다"며 현재는 왕래를 끊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룹 블랙핑크 지수는 지난 4월 친오빠가 여성 BJ를 상대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시도한 혐의로 체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당시 지수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어린 시절 일찍이 독립해 오랜 기간 가족과 떨어져 지내왔다. 해당 인물의 사생활에 대해 인지하거나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입장을 밝히며 친오빠 논란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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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도 예외는 아니다. 전 골프선수 박세리는 2024년 아버지의 사문서 위조 사건으로 기자회견까지 열어야 했다. 박씨는 국제골프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박세리희망재단의 법인 도장을 무단으로 제작·사용한 혐의로 지난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투수 성영탁 역시 친형이 동생 이름을 언급하며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폭로가 확산하자 지난 22일 "형과 저와 부모님은 형의 금전 문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 규모는 수억원대로 알려졌다.

'가족 리스크'를 피하지 못한 건 해외 스타들도 마찬가지다.
팝 가수 비욘세는 매니지먼트를 맡았던 아버지 매튜 놀스의 2009년 불륜 스캔들과 이후 불거진 세금 체납 문제로 이름이 함께 거론됐다.
일본 배우 타카하타 아츠코는 2016년 아들 타카하타 유타가 호텔 종업원을 성폭행해 강간치상 혐의로 체포되면서 대신 대국민 사과에 나서야 했다. 이후 모자가 함께 출연할 예정이던 NHK 대하드라마 등 여러 작품 출연이 무산되며 배우 활동에도 타격을 입었다.
사건의 양상은 서로 다르지만, 가족의 문제로 인해 이미지가 훼손되거나 사생활이 반복적으로 소환된다는 점에서는 국내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은 공인이라는 이유로 직접 저지른 일이 아닌데도 가족 논란에 대한 해명과 입장 발표를 요구받는다.
이들에게 가족 논란은 피하기 어려운 딜레마다. 해명하면 가족의 치부가 드러날 수 있고 침묵하면 암묵적인 동조나 무책임한 방조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적지 않은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해명 과정에서 민감한 가족사를 공개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이미지가 훼손되거나 활동이 위축되는 등 커리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논란 전 법적으로 변제 의무가 없는데도 가족의 채무를 대신 책임지기도 한다. 불미스러운 일로 세간에 오르내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반복되는 유명인의 '가족 리스크'에 대해 "가족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가족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인을 독립적인 존재가 아닌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의 구성원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어 "양육자로서 미성년 가족의 문제라면 책임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지만, 성인이라면 각자 자신의 행동에 책임져야 한다"며 "공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족 문제에 책임을 묻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족의 잘못과 유명인 개인의 책임은 분리해 바라보는 성숙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