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이 골목 단위 폭염 취약지역을 진단한 '경기도 생활권 폭염 취약지역 정밀 진단 및 맞춤형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를 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경기도 온열질환자가 978명에 이르는 등 15년간 약 17배 급증해 전국 최고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 계기가 됐다. 시군별 단일 기온 예보 기반의 폭염경보 이외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기획했다. 경기연구원은 항공 라이다(LiDAR)로 구축한 3D 도시모델에 통신사 모바일 생활인구, 신용평가 소득 정보, 건강보험공단 질환자 데이터를 결합했다.
이번 연구는 5m 격자 수준의 정밀한 '평균복사온도'(Tmrt) 분석을 적용했다. 기온을 넘어 건물과 도로가 내뿜는 복사열, 가로수 그늘 효과 등을 종합해 사람이 실제 느끼는 체감 더위를 수치화했다. 분석 결과 같은 폭염특보가 내려진 동네라도 그늘진 산림의 평균복사온도는 37.7℃에 머문 반면, 아스팔트 중심의 도심은 평균 62.2℃에 달했고 70℃를 넘는 지점도 나타났다.
여름철 낮(오후 1~3시) 기준 가장 높은 폭염 등급에 노출된 생활인구는 약 180만명(도 전체 18.2%)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절반 가까운 46.8%가 하루 종일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었으며 특히 65세 이상 홀로 집에 있는 고령자가 22만명에 달해 냉방물품 지원 등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건강상 취약계층의 거주지와 폭염 고위험 지역이 겹치는 '이중고' 구역도 확인됐다. 냉방 에너지를 충분히 쓰기 어려운 저소득층과 온열·만성 질환자 밀집 지역을 교차 분석한 결과다. 반면 기존에 설치된 무더위쉼터나 그늘막 위치는 실제 폭염 위험도가 높은 지점과 어긋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진단 결과는 '경기기후플랫폼'에 공개돼 누구나 자신의 생활권 폭염 취약도를 확인할 수 있다. 도내 31개 시군 역시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폭염 저감 시설을 배치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이 가능해졌다.
김휘문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폭염은 지역적 피해뿐만 아니라 도민의 경제·건강 형편에 따라 차별적인 피해를 유발한다"며 "광역 지자체 단위에서 3D 도시모델로 폭염을 진단하고 1400만 도민의 건강·경제적 현황을 융합해 일반에 공개한 것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결과를 바탕으로 위험이 가장 높은 생활권부터 핀셋처럼 집어내 집중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