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처의 감독을 대리하는 감리관의 현장 검측과 지휘를 받아 3년에 걸쳐 공사를 마치고 주민 사용까지 승인된 관급 공사에서 8억원이 넘는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1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하도급사 A업체는 경기 양평군이 발주해 2022년 착공, 2025년 12월 준공된 '양평군 무왕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 설치 공사'에서 관로 부설 등 현장 시공을 전담했으나 8억5000만원 규모의 추가 공사 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업체는 공사 초기부터 난관이 시작됐다고 하소연했다. 받은 설계도면에는 현장 사무실의 필수 시설인 정화조 설치가 누락돼 있었고, A업체가 자비를 들여 정화조를 우선 설치해야 했다.
관로 공사 과정에서도 난항은 이어졌다. 소형 차 한 대가 겨우 지나는 협소한 마을 진입로와 복잡한 지형 조건 탓에 당초 설계대로 시공이 불가능한 구간이 속출했다. 하수도는 지하에 매설되는 특성상 현장 여건에 따른 설계 변경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A업체는 현장에 상주하는 감리관의 확인과 지휘를 거쳤다는 판단하에 시공을 진행했다.
문제는 공사 막바지 대금 정산 과정에서 불거졌다. 감리회사는 A업체가 시행한 골재 임시 가복구 공사 등에 대해 '시공 전 미통지'를 이유로 공사비 반영 불가를 통보했다. 당초 설계에서 누락돼 자비로 시공한 정화조 설치 및 철거 공사 역시 '사전·사후 절차 미비'를 명목으로 실정보고에서 배제됐다.
A업체 대표는 "감리관이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하고 지시한 공정에 따라 시공했는데, 이제 와서 미통지라는 핑계를 대며 공사비를 떼이는 전형적인 갑질을 당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준공 4개월 전인 2025년 8월에 이미 실정보고 서류를 제출했는데도 서류가 늦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면서 "8일자로 공문을 보냈고, 감리단은 법적으로 7일이 지나는 15일 안에 이에 대한 통보서를 줘야 하지만 23일쯤 돼서야 받았다"고 꼬집었다.
또 양평군을 향해서는 "규정대로 안 된 임의 시공이라면 어떻게 정상 준공 승인을 내주고 주민들이 시설을 사용하게 했는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감리회사 관계자는 "올해 2월부로 감리 용역이 끝나 더 이상 개입할 의무가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결과적으로 시설은 준공 승인을 받아 주민이 이용하고 있지만, 실제 투입된 공사비는 사라진 상황이 벌어졌다.
발주처인 양평군은 서류상 하자를 지적하며 하도급사와 원도급사 간의 문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추가 공사비를 지급하려 해도 업체 간 정산 합의가 안 돼 원도급사가 청구 자체를 못 하고 있다"며 "군청 입장에서는 원도급사와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원청이 서류를 취합해 제출해야만 대금을 줄 수 있다"고 해명했다.
대금을 청구하고 지급해야 할 원도급사 B업체는 "하도급에서 주는 자료가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서류 제출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리단의 용역이 끝나 현장에서 철수한 만큼, 발주처인 양평군에 직접 미반영된 공사비 서류 검토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군을 상대로 대금 미지급에 대한 민사 소송 등 법적 대응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과거 현장에서 구두로 합의됐던 내용들을 입증할 실무자와 근거 서류가 내부 인력 교체 등으로 사라져 대금 삭감을 방어하지 못했다"면서 "우리 역시 손실이 크지만, 발주처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 경우 자칫 관급공사 입찰 제한 등 치명적인 제재를 받을까 봐 섣불리 나서기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