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실거주·세금 만능주의 버려야…부동산정책 전면 재검토"

이민하 기자
2026.09.13 11:20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김윤덕(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주택공급 관련 회동을 끝내고 함께 나서고 있다. 2026.08.20. since1999@newsis.com /사진=박영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겨냥해 "'실거주 맹신주의'와 '세금 만능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울 외곽과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함께 오르면서 청년과 신혼부부, 은퇴세대의 주거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오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서울 아파트 가격이 86주 연속 상승하며 문재인 정부 당시 최장 기록인 85주마저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는 "역대 정부 취임 후 1년간 서울 아파트 월간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을 비교하면 이재명 정부는 14.73%로 노무현 정부 11.68%, 문재인 정부 9.41%를 크게 웃돈다"며 "상승 기간은 역대 최장이고, 집권 초기 집값 상승 속도마저 과거 정부를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 부동산정책개발센터 분석 결과를 근거로 비강남권과 외곽지역의 가격 상승세를 지적했다. 그는 "6~8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3.5% 상승했지만 동대문구는 5.8%, 금천구 5.4%, 도봉·강서·강동구는 4.7%, 노원구는 4.3%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권의 상승세가 최근 일부 주춤하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흐름"이라며 "서울 비강남권과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이른바 '키맞추기'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셋값 상승도 지적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세가격이 평균 3.5% 오르는 동안 성북구는 6.0%, 중랑구 5.5%, 노원·구로구 5.0%, 강북구 4.8%, 서대문구 4.7%가 올랐다. 오 시장은 "매매가격뿐 아니라 전셋값마저 서민과 젊은 세대가 주로 찾는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며 "무차별적인 대출 규제로 수요를 억누르자 그 수요가 외곽의 중저가 지역으로 밀려났고, 결국 이 지역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정부 정책의 피해가 평범한 시민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고 대출이 가능한 서울 외곽에서 첫 집을 마련하려 했던 신혼부부와 청년들은 끊어진 주거 사다리 앞에서 또다시 좌절하고 있다"며 "이제는 전셋값마저 치솟으면서 전세로 서울살이를 버티는 것조차 어려워지고 있다. 평생 일해 집 한 채 마련한 은퇴세대도 세금 부담 때문에 수십 년 살아온 동네를 떠나야 할까 걱정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젊은 사람들은 서울 밖으로 내몰리고, 나이 든 사람들조차 살던 곳에서 버티지 못하게 만드는 주거정책이라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이냐"며 "청년이 집값에 밀려 서울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지, 아이 키우는 가족이 살던 동네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지, 은퇴한 부모 세대가 세금 때문에 평생 살아온 집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람을 집에서 밀어내면서 집값을 잡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시민이 원하는 곳에서 삶을 이어가며 행복을 누리는 것, 부동산 정책은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대통령과 정부가 생각을 바꿀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외치겠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공급·대출·세금, 세 축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