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수시 마감일에 발생한 서버장애로 원서를 제출하지 못한 수험생에게 추가 지원기회를 주되 지원범위는 '마지막으로 작성하던 원서'로 제한키로 했다. 최종 경쟁률을 보고 지원하는 것을 원천차단하기 위해서다. 강력한 제약에 형평성 논란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응 매뉴얼 미비 등은 숙제로 남았다.
◇"대학·학과 못 바꾼다"…어떻게 구제하나=교육부는 서버장애가 발생한 지난 11일 오후 5시50분 유웨이어플라이에서 실제 지원서를 작성 중이던 수험생만 구제대상으로 인정한다고 14일 밝혔다. 같은 시각 로그인만 한 상태거나 지원서 작성단계가 아닌 경우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런 기준을 적용해 선별한 구제대상은 약 1200명이다.
이번 조치는 서버장애가 발생한 당시 마감시간이 연장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원서를 제출하지 못한 수험생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수시모집 마감일인 지난 11일 오후 5시50분부터 6시20분까지 원서접수 대행사인 유웨이어플라이 서버에 장애가 발생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는 유웨이어플라이·진학어플라이와 협의해 수시 마감시간을 기존 오후 6시에서 7시로 1시간 연장했지만 일부 수험생은 전달받지 못했다.
교육부는 추가 접수가 허용되더라도 지원가능한 원서를 지난 11일 오후 5시50분에 작성하던 원서로 제한키로 했다. 대학과 전형, 모집단위 가운데 어느 하나도 변경할 수 없다. 다른 대학 지원서를 임시 저장했더라도 서버장애 발생 직전인 오후 5시50분 마지막으로 작성한 원서만 접수할 수 있다. 최종 경쟁률을 확인한 뒤 유리한 대학에 지원하는 일을 막아 형평성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교육부의 이번 방침으로 기존 형평성 논란도 상당 부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부 대학이 연장된 마감 시간인 오후 7시 이전에 최종 경쟁률을 공개하면서 오후 6시20분 이후에 접수한 수험생들이 최종 경쟁률을 확인한 뒤 지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종 경쟁률은 합격 가능성을 판단하는 핵심지표인 만큼 최종 경쟁률을 알고 지원하는 수험생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최종 경쟁률을 조기 공개한 대학 지원자들의 접속기록을 분석한 결과 오후 6시20분부터 7시 사이 접수한 수험생 가운데 절반가량은 서버장애가 발생하기 전부터 해당 대학 지원서를 작성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기존 지원을 마무리한 사례로 경쟁률을 보고 새롭게 지원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반면 나머지 절반가량은 서버장애 발생 이전에 해당 대학에 지원한 이력이 확인되지 않아 교육부가 추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 수험생들의 규모는 전체 입시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실제 최종 경쟁률을 보고 지원했더라도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쉽지 않은 만큼 교육부가 접수를 무효화하는 등 강제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교협 및 대학들과 함께 여러 방안을 검토한 뒤 추후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대교협 책임론 어디까지…독과점 구조도 지적=구제조치와 별개로 대교협의 대응을 둘러싼 책임론은 이어질 전망이다. 대교협은 서버장애 발생시 대응 매뉴얼은 갖췄지만 수시 마감시간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최종 경쟁률 공개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세부지침은 마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교협이 마감연장을 결정한 뒤 각 대학에 최종 경쟁률을 공개하지 말라고 안내했지만 일부 대학은 안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최종 경쟁률을 공개했다. 대교협은 이후 논란이 커지자 대학들의 최종 경쟁률 자료를 일괄 비공개하기로 했다가 다시 입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원서접수 시스템이 2009년부터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 두 민간업체 중심의 독과점 구조로 운영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경쟁이 제한되면서 서버투자와 시스템 관리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안이 매우 중대한 만큼 장애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