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라더니 갈 곳이 없다…특성화고생 53%는 대학, 22%만 취업

황예림 기자
2026.10.07 06:10
특성화고등학생 졸업생의 진로 선택 비중/그래픽=김현정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생이 취업 대신 대학행을 택하는 비중이 5년 연속 늘고 있다. 대기업과 공기업 등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대학 진학률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7일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462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제외) 졸업생 5만2165명 가운데 4년제 대학이나 전문대에 진학한 학생은 53.2%로 나타났다. 전년(51.8%)보다 1.4%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은 2020년 44.8%에서 5년 새 8.3%P 급증했다.

반면 지난해 취업자의 비중은 22.4%로 1년 전과 비교해 0.7%P 줄었다. 특성화고 취업률은 2022년 26.8%까지 높아졌다가 3년 내내 감소 중이다.

특성화고 특별전형 모집인원은 줄고 있지만 대학 진학을 택하는 학생은 오히려 늘고 있다. 특성화고 특별전형은 특성화고 학생끼리 경쟁할 수 있도록 마련된 대입 전형이다. 일반적으로 입시결과(입결)가 다른 전형보다 낮게 형성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특성화고 학생들은 이 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한다.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분석 결과 2026학년도 대입에서 4년제 대학의 특성화고 특별전형 모집인원은 총 3056명으로, 전년도 대비 159명 감소했다. 2027학년도에는 모집인원이 3014명으로, 1년 새 또다시 45명이 줄었다.

입결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경기대는 디자인학부에서 특성화고 학생을 4명 모집하는데, 2025학년도에는 합격자 성적 50% 컷이 4.08등급이었지만 2026학년도에는 3.55등급으로 합격선이 상승했다. 연세대 미래캠퍼스의 경우 특성화고 특별전형 합격자의 성적 75% 컷이 2025학년도에는 평균 2.88등급이었으나 2026학년도에는 1.82등급으로 1.0등급 넘게 합격선이 올라갔다.

모집인원이 줄고 입결이 오르는데도 진학률은 계속 높아지는 이유는 대학이 더 안전한 선택이 돼서다. 교육부 취업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 대신 취업을 택한 특성화고 졸업생 가운데 34.5%는 종사자 수가 30인 미만인 기업에 입사했다. 이 중 6.1%는 연장·야간·휴일 가산수당과 연차유급휴가 제도가 없는 5인 미만 기업에 취업했다.

특성화고의 설립 취지에 맞게 취업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특성화고의 경쟁력을 강화해 학생들이 오래 다닐 수 있는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지역 맞춤형 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협약형 특성화고'를 16개 추가로 지정했다. 당초 계획보다 6개 더 많은 숫자다. 협약형 특성화고에는 5년간 최대 45억원이 지원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단순히 취업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게 아니라 양질의 취업처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부의 일관적인 정책 방향"이라며 "교육훈련을 이수하면 상위 국가기술자격증을 주는 '자격특화 특성화고'도 이재명 정부의 핵심 특성화고 정책으로 브랜드화해 5년간 100개를 선정하려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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