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벽에… 위기청소년 90명 두번 울었다

황예림 기자
2026.10.29 04:10

학업·자립 등 '맞춤 지원' 정부 사업, 요건 충족하고도 탈락
10명 중 4명은 보호자 없어… 김건 "공적 안전망, 보완 시급"

올해 정부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기청소년 특별지원'을 받지 못한 청소년이 9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에서 탈락한 청소년 중 40%는 보호자가 없었다.

성평등가족부 '위기청소년 특별지원' 사업 시도별 현황

28일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성평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위기청소년 특별지원 사업에서 지원요건을 충족하고도 예산부족으로 선정되지 못한 청소년은 올해 8월 기준 9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신청자 3392명의 2.65%다.

위기청소년 특별지원은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9~24세 청소년에게 생활·건강·학업·상담·자립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대상으로 선정되면 숙식과 의복·음식, 입학금·수업료 등 기본적인 생계·교육비뿐 아니라 기술훈련비와 심리상담비, 외모·흉터 교정비 등 개인별 상황에 맞는 비용도 지원받을 수 있다.

대상은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의 청소년 중 △보호자가 없거나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청소년 △학교 밖 청소년 △고립·은둔 청소년 △비행 청소년 등이다. 사업에는 성평등부 예산과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함께 투입된다.

예산부족으로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청소년은 올들어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신청자 4106명 중 예산부족으로 탈락한 사례가 38명(0.93%)이었고 2023년과 2024년은 각각 36명, 32명이었다.

올해 예산부족 탈락자 중에서는 보호자가 없거나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청소년이 3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비행·일탈 예방지원이 필요한 청소년 28명 △학교 밖 청소년 18명 △고립·은둔 청소년 4명 순이었다. 보호자 부재 청소년은 지난해 16명에서 올해 39명으로, 학교 밖 청소년은 5명에서 18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42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29명, 인천 15명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에서만 86명이 예산을 이유로 지원받지 못해 전체의 약 96%를 차지했다.

위기청소년 특별지원은 단순한 생계지원 사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예산부족의 파급력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사업은 경제적 지원 자체보다 위기청소년을 공적 안전망 안으로 연결하는 장치로서 의미가 크다. 대상자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통한 사례관리 서비스도 함께 제공받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에는 위기를 제때 해소하지 못하면 학업중단과 정신건강 악화, 사회적 고립 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어 특별지원 사업을 통한 개입이 특히 중요하다.

김 의원은 "위기에 놓인 청소년을 돕겠다고 만든 사업에서 정작 예산이 부족해 지원받지 못하는 일이 매년 반복된다"며 "정부가 지원사업을 홍보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이 예산 때문에 지원기회를 잃지 않도록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고 지원체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