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엄청 긴장된다. 새누리당이 정신 똑바로 차려야 되겠구나 (하는) 긴장감이 처음 들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책엑스포 개회식에 참석해 밝힌 소감이다.
유 원내대표는 "그동안 국회에서 이런 행사를 못 봤다"며 "오전이나 오후에 잠시 토론회를 하는 행사는 많았지만 이렇게 며칠 간 부스를 설치해서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정책엑스포를 하는 것을 보니 긴장감이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단순히 축사를 위한 듣기 좋은 말만은 아닌듯하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정책을 어젠다로 내세워 목소리를 높이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경계감이 새어나온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의 한 핵심 관계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책엑스포는 사실 새누리당에서 해야 할 행사"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 당 대표 체제 출범 후 '유능한 경제정당'이란 표어로 변신을 꾀하고 있고 정책엑스포는 이 같은 이미지를 극대화시키는 데 톡톡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그동안 전통적으로 우위를 점해 왔던 경제 분야 등에서 새정치민주연합에 선수를 뺏기는 듯한 모습이 썩 기분좋은 일만은 아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이 같은 정책 행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6일 인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책엑스포 10번하는 것보다 공무원연금 개혁 한번 하는 것이 백번 낫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정책 행보로 당의 정체성을 포장하면서도 정작 가장 시급한 정책 현안인 공무원연금개혁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우리도 4월 국회를 지나면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하니까 본격적으로 정책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필요하면 토론회든 뭐든 하겠지만 내실있게 무엇을 내놓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여러 날에 걸쳐 정책엑스포를 열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과연 이를 통해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지 의문을 에둘러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은 이날 정책위원회 주최로 정책워크숍을 개최하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연합과의 정책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유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정책위 의장단들이 다 모이는 자리"라며 "결론을 내리는 자리는 아니지만 앞으로 정책위의장과 함께 직접 세미나를 여는 기회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여당 입장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 등을 4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이를 완수하면 유승민 원내대표가 구상하는 정책 어젠다를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