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사상 첫 '정책엑스포'…정책경쟁 출발점 될까

정당사상 첫 '정책엑스포'…정책경쟁 출발점 될까

지영호 기자
2015.04.05 13:02

[the300][런치리포트-새정치聯 정책엑스포①]새청치민주연합 첫 시도…새누리도 성공여부 주목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엑스포조직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다음달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국회의원회관과 본청 앞마당에서 열리는 정책엑스포에 대한 종합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5.3.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엑스포조직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다음달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국회의원회관과 본청 앞마당에서 열리는 정책엑스포에 대한 종합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5.3.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벚꽃 피는 봄날, 국회의사당으로 놀러오실래요?”

새정치민주연합이 최근 유투브를 통해 공개한 '2015 다함께 정책엑스포'홍보동영상엔딩장면. 문재인 대표 양손을 뻗으며 이렇게 제안했다.

영상 중간에는 문 대표를 비롯해,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의 잔뜩 고뇌에 찬 모습이 연이어 나온다. 설명은 없지만 쌓여있는 서류 배경은 '유권자의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 수 있을까'라고 대변하는 듯하다.

6일부터 3일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새정치연합 ‘정책엑스포’는 우리 정당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정치실험이다. 스웨덴의 정치축제 ‘알메달렌(Almedalen)’에서 영감을 얻은 정치이벤트로, 꼭 선거 때가 아니더라도 정치권과 국민이 소통하는 창구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눈길은 당장 새정치연합의 대권주자에게 쏠린다. 안희정 충남지사를 포함한 영상 속 3인은 엑스포 기간에 정책토론회 기조발제를 한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정책발제를 '야권 대선주자의 4배틀'이라고 이름짓기도 했다. 4인이 같은 무대에서 자신의 대표 정책을 가지고 불특정 다수 앞에서 연설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생활정치+스킨십 강화 '양수겸장'…여야 정책경쟁 주목=기조발제는 각각 자신이 강조해온 ‘주 전공’을 홍보하는 자리다. 문 대표는 ‘소득주도성장’을, 안 의원은 ‘혁신경제 히든챔피언’을 주제로 각각 발제한다. 박 시장과 안 지사는 지방행정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생활정치와 일자리복지’의 정책홍보에 나선다. 여기에 최문순 강원지사가 ‘지방자치 우수사례’를 소개할 계획이다.

평소 대중과의 접점을 찾지 못했던 전문집단인 직능단체나 활동 홍보가 국한적이었던 지방자치단체에게도 기회가 마련된다. 국회 내에 93개 부스를 설치해 3일간 자유롭게 홍보와 전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에서는 지역 특산물을 싼 값에 판매하기도 하고 단체들은 기념품을 나눠주기도 한다. 한편에서는 대중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자유토론회나 토크쇼, 이벤트가 열린다.

새정치연합은 정책엑스포를 생활정치의 실현이자 대중과의 스킨십 강화를 통해 정권 탈환이라는 목표를 둔 ‘양수겸장’의 수로 평가한다. 특히 문 대표 취임 이후 유능한 경제 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아젠다’를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해석이다.

김진표 정책엑스포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정책이 실천력을 높이려면 국민의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정책엑스포는 우리 당이 유능한 경제정당임을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대 의석수를 가진 새누리당도 일찌감치 스웨덴 모델에 관심을 갖고 국내 적용방안을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추 역할을 해야 할 새누리당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이 1년 넘게 원장의 공석으로 구심점을 찾지 못하면서 동력을 상실했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포털 다음의 토론광장 ‘아고라’에 모바일정당 ‘크레이지파티’를 열었고 최근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로봇연기 패러디’ 영상을 통해 모바일앱을 홍보하는 등 튀는 기획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김무성 대표와 비박(비 박근혜계) 간의 갈등으로 원장 공석이 장기화되면서 내부적으로 야당에 정책 주도권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야당의 정책엑스포가 성공하게 되면 우리 당의 정책홍보 기조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케이디엔(KDN) 직원 490여 명이 10만원씩 후원금 쪼개기 방식으로 국회의원 4명에게 입법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4년 11월 경찰이 공개한 현금 뭉치가 든 서류가방 등 관련 압수품./사진=뉴스1
한전케이디엔(KDN) 직원 490여 명이 10만원씩 후원금 쪼개기 방식으로 국회의원 4명에게 입법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4년 11월 경찰이 공개한 현금 뭉치가 든 서류가방 등 관련 압수품./사진=뉴스1

◇입법로비·출판기념회, 근절 효과 기대=새정치연합은 정책박람회가 유권자의 활발한 정치참여 외에도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악습을 해결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표적인 게 입법로비다.

입법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지만 늘 정치자금 부족에 시달려야 하는 국회의원에게 입법로비 제안은 쉽게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2011년 청원경찰 처우개선법 통과를 위해 쪼개기 후원금을 걷은 이른바 ‘청목회 사건’이 잘 알려진 케이스다.

후원금 쪼개기 외에도 출판기념회나 외유성 해외출장 지원 등도 단체들이 국회의원들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꼽힌다. ‘오세훈법’으로 불리는 정치자금법이 통과된 이후 ‘사과상자’나 ‘007 가방’ 같은 직접적인 현금 조달방식은 줄어들었지만 이러한 편법적 관행은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새정치연합은 크고 작은 입법로비 사건에 휘말렸다.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건을 비롯해 치과의사협회, 한전KDN, 대한물리치료사협회, 한국전력노조 등 굵직한 것만 대여섯개다. 진위 여부를 떠나 수사선상에 오른 의원들은 한참동안 홍역을 앓아야만 했다.

마침 지난해부터 준비한 정책엑스포가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해법이 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폐쇄적인 입법 청원 단계의 양성화로 인해 단체와 의원의 유착관계가 방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문병주 정책엑스포조직위원 총괄팀장은 “의원 개인이 특정 단체와 자주 자리를 갖다보면 유기적 고리가 생성되고 로비로 연결될 우려가 있었다”며 “그동안 의원은 자신의 판단과 가치에 따른 입법만 했지만 엑스포를 통해 상임위에 따라 집단적 피드백이 가능해지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정책 대결을 펼치는 자극제가 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새정치연합에 앞서 이미 세차례나 정책박람회 경험을 한 서울시가 기억할만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사례도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입법통로가 다양화되고 유권자의 자발적 정치참여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대중적 관심을 끄는 데 실패하거나 좋은 정책 소재 개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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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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