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장성 요양병원 화재, 강화 캠핑장 화재, 번지점프 사고사…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안전 사고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사고들의 공통점은 한가지. 바로 현장에 안전에 대한 책임자 또는 전문가가 없었다는 것이다.
안전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건 결국 '사람'이다. 그러나 안전요원 배치나 안전교육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법안의 상당수가 여전히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예산 등 비용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초·중·고 학급별로 보건교육을 실시하고 학교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학교에 보건교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하는 내용의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의 '학교보건법' 개정안은 지난해 7월 발의된 의후 계류 상태다. 학교에 '보건교사' 고용을 의무화할 경우 추가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지난해 9월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국외여행 인솔자를 포함한 관광종사원 등의 안전의식과 재난 대처능력 등을 키우기 위한 안전교육을 의무화하고 여행업자는 안전교육을 받은 인솔자만을 국외여행에 투입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법안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대체토론에서 인력 수급을 어렵게 하는 지나친 규제라는 반론에 부딪혀 계류됐다.
안전 책임자 또는 전문가를 두는 것 못지 않게 일반 종사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도 안전 사고를 예방하는 방안으로 꼽힌다. 세월호와 같은 선박 분야 종사자의 약 70%가 기간제근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중교통 분야 종사자에 대한 처우 개선을 골자로 하는 법안 역시 국회 상임위원회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6월 발의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은 버스나 철도, 여객선, 항공기의 운전·운항·조종 등과 같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당하는 업무에는 기간제근로자의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은 지난해 11월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 이후 한번도 논의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서는 수용이 곤란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실질적으로 안전 사고를 예방하거나 사고 발생시 이에 대응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안전을 담당하는 인력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김용국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지역에 가면 안전관리 부서가 없는 곳이 태반"이라며 "안전 담당자가 없으니 예산도 없고 사고가 나면 우왕좌왕하며 뻥 뚫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국회는 국민안전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국민안전처와 함께 전 부처 소관의 안전 관련 법령을 일괄 점검하고 대대적으로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안전특위 담당 조사관은 "국민안전처가 4월까지 대한민국 안전대진단을 실시하고, 국회는 국민안전마스터플랜에 맞춰 법령 정비를 할 계획"이라며 "안전특위 소위원회 차원에서 개정해야 할 안전 관련 법령들을 정비해 상임위별로 개정안을 발의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