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야권은 계파 패거리 정치에 매몰됐습니다. 야당다운 견제도 없었고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왔습니다. 비전도 상실했습니다.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눈꼽만큼도 쇄신하지 않았습니다. 호남정치도 기득권에 안주해 무기력에 빠져있습니다."
4·29 재보선에 광주 서구을 후보로 출마한 무소속 천정배 후보는 야권에 대해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았다. 바로 이 비판의 지점이 그가 이번에 '친정'을 탈당하고 쉽지 않은 도전에 뛰어든 계기다.
4선 중진 의원이자 전 법무부 장관인 천 후보의 무소속 광주 출마는 이번 선거의 최대 화제였다. 쉽지 않은 결단에 지지를 보내는 이들도 있지만 야권을 분열시켰다며 질타하는 이들도 있다.
위험한 도전의 이유는 뭘까. 천 후보는 야권의 중심인 '호남정치'를 부활시키기 위해 광주를 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4일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인터뷰에서 "전 호남정치를 살려낼 비전을 갖고 있고 아직 참신하고 깨끗하고 개혁적이란 평가를 받는다"며 "제가 당이라는 갑옷을 벗고 수준높은 광주 서구을 유권자들의 신임을 얻어 호남정치 부활과 야권 쇄신, 궁극적으로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가 느낀 광주 민심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회초리' 민심이다. 천 후보는 "문재인호 야당을 그동안 10년간 잘 밀어줬는데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정권교체 어렵겠다, 우리 광주 서 을의 유권자들이 야당에 회초리 한 번 세게 들어야겠다, 이런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조 후보 측에서 '야권을 분열시키고 정권 재창출을 가로막는다'고 공격하는 데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천 후보는 "저야말로 앞으로 야권을 살려낼 밀알이 되기 위해 나왔다"며 "잠시 당을 떠났을 뿐이지 개혁과 진보를 바라는 지지자들을 떠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금은 무기력한 야당과 광주 정치에 '회초리'를 들어 야권 쇄신의 계기를 만들 때라는 설명이다. 그는 "제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은 야권이 스스로 변화할 의지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저도 지난 수년 동안 수많은 노력을 했지만 쇄신의 가망이 없다고 봤다. 그래서 광주 서구을 유권자들에게 회초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역간 불균형 해소'를 1번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역평등을 국정의 핵심 철학과 목표로 삼고 '지역평등특별법'을 제정하는 한편 대통령 직속 '지역평등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가 지방교부 예산 총량 쿼터제'를 시행해 중앙부처에 흩어져있는 지방교부예산을 통합하고 부자감세를 철회해 총 120조의 예산을 마련, 지방 낙후도에 따라 차등분배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호남 소외와 낙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것이다.
광주 서구을은 이번 재보선 접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그는 선거운동 중 광주 서구을 지역 주민들의 '변화에 대한 욕망'을 체감하고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최근 이용섭 전 의원의 조영택 새정치연합 후보 지지선언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천 후보는 "최근 주요 여론조사를 보면 제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서구을 유권자들은 만나면 제가 놀랄 정도로 호응해주시고 격려해주신다"며 "(지지 선언이) 별 영향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광주 기득권 정치 물갈이에 나설 기회를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호남의 경제적 낙후, 이대로 가면 우리 자손 때까지 더 격차가 벌어질 겁니다. 이것을 해소할 수 있는 정치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호남에 호남 출신 대권 주자 한 사람 없지 않습니까? 이번에 천정배, (국회의원) 만들어주시면 그 일을 앞장서 해내겠습니다. 우리 광주 서 을 유권자들께서 회초리 들어주셔야 합니다. 저를 밀어주시는 것이 바로 그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