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심재철·황우여…'시행령수정 강제' 국회법 냈었다

김성휘 기자
2015.06.04 11:11

[the300]야당시절 개정안 제출, 박대통령 "정당한 이유없는한 따라야" 공동발의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2015.6.1/뉴스1

현재 개정된 국회법보다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강제력을 키우는 개정안이 지금의 여권에서 꾸준히 제출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 국회의원 시절 공동발의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4일 국회에 따르면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17대 국회인 2005년 상임위원회가 대통령령이 법률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이 내용을 '통보할 수 있다'고 한 국회법 규정(제98조의2)을 '통보해야 한다'고 고치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임의규정을 강제규정으로 바꾸는 것이다. 또 소관 기관장은 통보받은 내용을 해당 대통령령·총리령·부령에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엔 현재 부총리인 황우여 의원, 청와대 정무특보인 김재원 의원 등이 공동발의자다.

박 대통령은 이에 앞서 15대 국회인 1998년 안상수(安商守) 의원(현 창원시장) 대표발의 국회법 개정안에 동참했다(인천시장을 지낸 동명이인 안상수 의원과 다르다). 이 개정안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대통령령 등 행정입법이 법률에 위배되거나 법률의 위임범위를 일탈한다는 등의 의견이 제시된 때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2005년과 1998년은 각각 노무현·김대중 대통령 시절이다. 야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회의 대통령령 통제권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한 셈이다. 한나라당의 요구는 '국회는 수정을 요구하고, 정부는 이를 처리해야 한다'고 규정한 이번 개정안보다 더 강력한 내용이다. 단 이들 국회법 개정안은 각각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올해 의장의 의견제시 형태로 제안한 국회법 개정방향도 박 대통령 등이 야당 시절 낸 법안과 일맥상통한다.

정 의장은 행정부가 시행령 등을 통해 법의 취지를 벗어난 행정입법을 남발하는 것을 국회 차원에서 통제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국회가 행정입법에 '개정요구'를 할 수 있게 하고 소관 부처는 이에 대한 처리계획과 결과를 지체없이 보고하도록 했다. 그 적용대상도 현행 대통령령·총리령·부령 외 규제 관련 고시까지 확대하는 안이다.

정 의장은 2013년 같은 취지로 윤영석 새누리당 의원이 낸 국회법 개정안에 공동발의자이기도 하다. 정 의장은 국회의장 임기중 무소속이지만 원래는 새누리당 소속이다. 이번에 개정된 국회법은 바로 그 윤영석 의원 법안에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유성엽·민병두·김영록 의원이 각각 제안한 법안 등 5건을 합친 것이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 측은 "이번 개정 결과는 국회의장 제시안이나 운영위에서 심사해 온 복수의 개정안보다 후퇴한 것"이라며 "행정부의 집행권을 무력화시켰다는 정부 여당 일각의 주장은 억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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