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계열사 지배구조도 바꿀까

박용규 기자
2015.07.24 03:32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청와대로 17개 그룹 총수를 초청했다. 정부·여당이 지원할 테니 경제활성화를 위해 기업들도 열심히 뛰어달라는 메시지다. 기업들도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재계가 관심을 보이는 현안과 법안을 정리했다.

지난 17일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성사로 비금융계열사 관련 지배구조 작업을 일단락한 삼성은 삼성생명을 정점으로 한 금융계열사 지배구조를 정리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국회에서 논의되는 대표적 삼성 지배구조 관련 법안에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발의)과 금융회사 소유 비금융회사 의결권 제한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있다.

◇'중간금융지주회사' 안하면 그만…의결권 15%→5% 제한은 영향 있을듯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2012년 9월 제출한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일반지주회사가 중간금융지주회사를 통해 비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소유한 현재 시장상황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중간금융지주회사를 통해 금융자본의 울타리를 친다는 것이다.

일반지주회사가 중간금융지주회사를 통해 비금융회사를 지배하게 하는 측면에서 금산분리 완화로 볼 수도 있지만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과정에서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가 간결해진다는 측면에서는 지배구조 개선 효과도 있다. 대기업들에 지주회사체제에서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 비금융회사를 계속 소유하든지, 아니면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의 예외한도 축소(현행 15%→개정안 5%)를 받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의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금융부문 계열사 재편 시나리오는 통합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전제에서만 해당된다. 국회 한 관계자는 "해당 공정거래법이 지주회사로 재편할 때 해당되는 것인데 (삼성의 경우 삼성물산을 통한) 지주회사 재편에 큰 관심이 없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현행 15%인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을 5%로 낮추는 내용도 담았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지난 10일 기준 7.21%다.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중 5%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회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에서 제대로 논의된 바 없어 19대 국회 처리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종걸 의원이 발의한 '삼성생명법'

이 원내대표가 지난해 4월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의 자산운용비율 기준을 취득가가 아닌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가로 정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보험사 외에 다른 금융회사의 자산운용비율 기준은 모두 시가기준으로 총자산 대비 채권·증권 등의 기준을 정하지만 보험사만 취득가로 돼 있다.

법안 발의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이 보험업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15조원 수준의 삼성전자 주식을 5년 안에 처분해야 한다. 삼성의 지배구조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자체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개정안은 정무위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다. 이 원내대표를 포함해 야당에서 법안처리에 강한 의지를 보이지만 후속 논의는 큰 진전이 없다. 금융당국 역시 보험업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용규 기자 y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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