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투표해야죠. 한 번도 안 빠졌어 나는."(정모씨·80·여)
20대 총선거일인 13일, 대구 지역의 투표소에는 조용하지만 꾸준한 발길이 이어졌다. 이른 아침부터 폭우가 쏟아지며 오전엔 거리가 한산했지만 오후 들어 비가 그치며 투표소를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쯤 대구 수성구 범어2동 두산위브더제니스 1층 연회실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시민들의 줄이 문 밖까지 길게 늘어졌다. 투표소 자원봉사자는 "오후에 비가 그치면서 줄이 길어졌다"고 전했다.
대구 수성갑은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의 맞대결로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곳. 이를 반영하듯 투표소엔 엄마 손을 붙잡은 아이들부터 투표소 앞 인증샷을 남기는 20대, 중장년층, 휠체어를 타거나 부축을 받으며 온 80대 노인까지 다양한 세대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투표율은 대구가 38.0%로 가장 낮게 집계됐으나 선거구별로 차이가 큰 것으로 보인다. 대구 수성구 사전투표율은 14.59%로 2년 전 6·4 지방선거 당시 이 지역의 사전투표율보다 5.18%포인트(p) 뛰었으며, 전국 사전투표율을 2%p 이상 웃돌았다.
박모씨(61)는 "방금 (투표율) 뉴스를 봤는데 갑자기 사람이 많아지네"라며 "다른 데는 낮은데 이 지역은 높아. 다른 지역은 이슈도 없고 자동으로 1번 되는 분위기니까 내가 빠져도 된다고 생각해 그러지 않은가 싶어. 내 주변엔 투표 다 한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나는 2번 찍었어"라며 "내가 이제 막 6자(60대) 올라갔는데 김부겸이 평이 괜찮은 편이야. 그 위에는 모르지. 젊은 애들은 또 김부겸 좋아하고"라며 웃었다.
투표소 밖에서 만난 김모씨(73)는 "난 당 보고 찍었어요. 새누리당 찍었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친 뒤 투표소 앞에서 '인증샷'을 찍은 대학생 김모씨(22·여)는 "제 친구들은 이미 다 투표했고 제가 마지막으로 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유모씨(50대)는 "이번 대구지역 선거 12군데 중 5군데는 경합이 안 되겠나"라며 "예전엔 무조건 1번 찍는다 했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안 그래. 젊은 사람들이 반대하고 노동자들이 노동법 때문에 또 반대를 많이 하고 있잖아"라고 전했다.
한편 대구는 전통적인 새누리당 텃밭이지만 이번 총선에서 공천파동 등의 여파로 일부 선거구에서 무소속 후보와 야당 후보들의 승리 가능성이 점쳐져 최종 투표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여야 각 당과 여론조사 전문기관 등의 판세 분석을 종합해 보면 대구 수성갑, 을, 북구을 지역에서 새누리당이 열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 수성갑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를 대체로 앞섰다. 대구 수성을의 이인선, 북구을의 양명모 새누리당 후보는 각각 무소속 주호영, 홍의락 후보에게 뒤졌다. 대구 동구갑과 달성은 무소속 류성걸, 구성재 후보가 새누리당 정종섭, 추경호 후보를 추격하는 박빙세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