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형 비서실'과 '돌파형 경제팀'.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전격 단행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의 의미는 이 2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40여년의 공직 경험을 가진 '행정의 달인' 이원종 지역발전위원장을 비서실장에 기용하고, '친박계 경제브레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을 경제수석으로 발탁했다는 점에서다. 이 신임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남은 임기 1년9개월 동안 '레임덕'을 최소화하며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경제수석에서 보직 이동한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강 신임 경제수석을 앞세워 노동개혁 등 '경제혁신' 드라이브의 고삐를 죄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공직 40여년 '행정의 달인'
박 대통령이 이날 신임 비서실장에 임명한 이 실장은 1966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40여년간 공직에 몸 담으며 △청와대 내무행정관 △서울시장 △충북지사 등을 거친 정통 행정 전문가다. 개각 때마다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공직사회에서 신망이 두텁다. '알쫑이'(알토란 같은 원종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탁월한 기획력과 추진력도 갖췄다.
개인적 소신을 앞세우기보다 사명감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박 대통령의 뜻을 참모들과 내각에 가감없이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공직사회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임기말 '레임덕'을 막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어서도 주도적인 역할이 예상된다.
이 비서실장은 이번 인사로 박근혜정부 출범 후 허태열, 김기춘, 이병기 전 실장에 이어 네번째 비서실장이 됐다. 이병기 전 실장은 4·13 총선 패배 직후 국정쇄신 차원에서 박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이달초 이란 방문 등을 이유로 사표 수리를 미루다 최근 사의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2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이병기 전 실장은 '소통'을 중시하는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청와대의 소통 강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올초부터 업무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며 사임을 희망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매체는 이병기 전 실장이 국가정보원장으로 재임하던 2015년 2월 보수단체 대표 등과 회동을 갖고 이들에게 '후원창구 단일화'를 요구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보도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나 이병기 전 실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친박 브레인' 강석훈, 靑 입성
이날 경제수석에 임명된 강 의원은 박근혜정부의 대선 공약 입안을 주도한 자타공인의 '친박계 최고 브레인'이다. 때문에 강 수석이 20대 총선에서 공천 탈락 이후부터 정치권에선 강 수석의 청와대 입성 가능성이 줄곧 제기돼왔다.
당초 박 대통령은 현정택 전 정책조정수석의 후임에 강 수석을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조정수석은 각 수석실의 정책을 조율하는 자리로 서열상 경제수석보다 높다. 문제는 이 경우 강 수석과 절친한 사이면서 연장자인 안종범 수석이 경제수석으로서 강 수석보다 서열상 아래에 놓인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결국 안 수석을 정책조정수석으로 보직 이동시키고 강 수석을 경제수석에 임명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청와대 경제팀에 해당하는 '정책조정수석-경제수석' 조합에 관료 출신 현정택 전 수석이 빠지고 '친박계' 강 수석이 들어오면서 경제라인은 사실상 박 대통령의 친정체제로 구축됐다. 강 수석은 안 수석,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위스콘신대 동문'으로 묶인다. 김현숙 청와대 고용복지수석 역시 안 수석과 두터운 친분을 쌓아온 친박계 브레인 가운데 하나다.
강 수석이 19대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아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 등 핵심 입법 과제들을 다룬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노동개혁 등 경제혁신 과제들에 대한 정부의 대국회 입법 드라이브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강 수석이 직접 대표발의한 규제프리존특별법 제정안에 대한 정부의 대국회 설득작업이 본격화될 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