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세비반납' 일회성 이벤트는 해도 법개정은 안돼?

임상연 기자
2016.06.08 05:46

[the300][런치리포트-세비반납, 두가지 시선]②'국회의원 수당법 개정안' 번번히 무산

여소야대의 20대 국회가 원구성 협상 지연으로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자 국회의원 세비반납이 또다시 이슈로 떠올랐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법정시한인 7일까지 원구성을 하지 못할 경우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따라 세비를 받지 않겠다고 공언하면서다. 여야3당의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사실상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 38명은 8일부터 원구성이 마무리될 때까지 일평균 약 38만원의 세비를 받을 수 없게 됐다.

국민의당의 세비반납에 대한 여론은 엇갈린다. ‘책임감 있는 행동’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는 반면 ‘일회성 홍보 이벤트’라는 비난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원구성과 관련된 국회의원 세비반납 논란은 국회 개원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레퍼토리다.

국회의원 세비반납의 원조격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안상수·심재철 의원등 26명은 2008년 18대 국회 원구성이 늦어지자 그해 6월분 세비 1억8000만원을 모아 결식아동을 돕는데 썼다. 당시 의원들은 “국회 문도 열어보지 못한 채 세비를 받아가는 것은 국민 앞에 염치없는 행동이라 생각해 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밝혔었다.

이 같은 상황은 4년 후인 2012년 6월 19대 국회에서도 똑같이 재연됐다. 원구성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국회가 제때 열리지 못하자 새누리당 의원 147명은 한 달치 세비 13억6000만원을 국군전사자 유해발굴사업에 기부한 것. 20대 국회에선 새누리당 대신 국민의당이 먼저 국회의원 세비반납을 들고 나왔지만 국회 개원 때마다 되풀이되면서 그 의미도 점점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6.6.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의원 세비반납을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법적으로 못박으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실제 2008년 7월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은 총선 후 첫 임시회가 정치적 이유 등으로 열리지 않을 경우 집회가 열릴 때까지 국회의원 수당 및 입법활동비를 지급하지 않는 내용의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하지만 개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운영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임기만료폐기됐다.

이후에도 이범래 의원(2008년 11월), 권영진 의원(2009년 12월), 이진복 의원(2012년 7월), 서용교 의원(2014년 12월) 등이 비슷한 개정안을 잇따라 대표발의했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못하고 국회 임기종료와 함께 모두 폐기됐다. 국회의원 세비반납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에 대해 대다수 의원들이 동의하지 않거나, 무관심했던 것으로 결국 일회성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세비반납이 정치적 쇼로 보이지 않기 위해선 원 구성 때뿐만 아니라 회기 중 출석률 등까지 고려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정치권에 대한 국민 불신을 막는 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출석률이나 법안발의 등만으로 의원들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민주당 한 의원은 “국회가 열리지 않을 때도 지역구 민원해결 등 다양한 업무를 한다”며 “단순히 출석률이나 법안발의 숫자만으로 세비반납을 강요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원 구성과는 별도로 20대 국회 개원 후 1년내 노동개혁등 5대 개혁과제를 실천하지 못할 경우 1년치 세비를 모두 반납하겠다는 총선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패하고 여소야대 국회가 되면서 5대 개혁과제 이행에 서명한 의원들은 1년치 세비를 토해낼 위기에 처하게 됐다. 당시 새누리당 의원 48명이 5대 개혁과제 이행에 서명을 했는데 이중 김무성 원유철 의원 등 29명만 살아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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