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첫 국감 '최악' 혹평, 그래도 이들이 있어 민생이 돌아간다
사상 초유 집권당의 국정감사 보이콧, 미르·K스포재단의 권력형 비리의혹 등 여러모로 특별했던 20대 첫 국감이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렸다. 파행으로 시작했던 이번 국감은 일부 의원들의 황당 질의와 적반하장 질타, 인신공격성 발언 등 구태까지 뒤섞이면서 ‘졸속으로 시작해 의혹만 남기고 졸속으로 끝났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 가운데서도 행정부 견제와 민생문제 해결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며 국감을 빛낸 의원들이 적지 않다. 풀리지 않고 답보하던 각종 민생·경제현안과 의혹들이 어느 정도 해답을 찾을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이 묵묵히 국감장을 지킨 덕분이다.
◇변재일·김성식·유동수·김현아 '경제통' 두각=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는 초선인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활약이 특히 두드러졌다. 회계사 출신의 전문성을 살려 한전의 과도한 이익 규모 등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정부와 해당 기관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했다. 또 자신의 지역구 문제이기도 한 복합쇼핑몰 입점에 따른 지역상권 피해 이슈도 적극 제기해 정부 차원의 실태 조사에 착수하게 했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도 경제통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이 돋보였다. 김 의원은 국감 첫 날부터 마지막 종합국감까지 매일 가장 먼저 국감장에 도착하고 가장 늦게 국감장을 떠났다. 질의성과도 톡톡했다.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 전환출자를 검토하고 있음을 법무법인 문의자료 입수로 입증해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의 4선 변재일 더민주 의원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슈에서 꼼꼼한 정책질의를 진행해 호평을 받았다. 정무위원회 박용진 의원은 소비자보호, 공시제도 등 백화점식 이슈를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여야 홍일점 의원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출신으로 부동산 전문가로 꼽히는 김현아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은 첫 국감에서 전문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 의원은 지난 14일 국토위 종합국감에서 ‘떳다방’ 현장에서 녹음한 녹취록을 통해 분양권 불법전매 실태를 고발하고, 그 대안으로 분양권 거래소 설립을 제안하는 등 탁상국감이 아닌 현장국감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전현희 더민주 의원은 도로, 항공 등 민자사업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난달 29일 인천공항 국감에서는 한 건설사가 만든 ‘제주 신공항 민자 추진 검토’ 보고서를 공개해 국토교통부를 당혹케 했고, 결국 “민영화는 없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소신과 끈기의 박지원·도종환·김영우 국감 모범=미르·K스포츠재단 등 굵직한 이슈가 집중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민주 간사 도종환 의원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삭제된 회의록을 국감에 제출한 것을 밝혀내 이목을 끌었다. 삭제 내용에는 '미르재단 강제모금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박병원 경총 회장의 발언'과 '권영빈 전 위원장의 블랙리스트 발언' 등이 담겨 있었다. 같은 당 김민기, 안민석 의원도 심도 깊은 질의와 문제제기로 피감기관들을 당혹케 했다.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우 여당에서는 하태경 새누리 의원, 야당에서는 강병원 더민주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의원의 활약이 돋보였다. 강 의원은 초선의 패기를 앞세워 정부부처들을 압박했으며, 잘한 점이 있을 때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전략으로 위원회 내 입지를 넓혔다.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 더민주 의원은 끈질긴 질문과 대변인 출신의 달변으로 백남기씨 사인 등에서 정부 인사들로부터 예상밖의 답변을 이끌어내며 주목을 받았다. 약사 출신인 같은 당 전혜숙 의원은 미국에서는 돌연사 위험 때문에 10여년 전에 금지된 임산부 구토약 '돔페리돈' 문제를 제기해 여론을 뜨겁게 달궜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베테랑'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며 각종 일정에 치이면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모습으로 귀감이 됐다.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초선 위성곤 더민주 의원도 심도있는 정책질의를 위해 점심시간마저 쪼개 자료를 분석하는 등 성실한 자세가 돋보였다.
외교통일위원회 더민주 간사인 김경협 의원은 미르재단의 코리아에이드 관여 의혹 등을 제기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 의원은 민간단체인 미르재단이 코리아에이드 정부합동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아프리카 3개국 순방 사전답사반에 참여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성실한 자료준비와 품위 있는 질의로 동료의원들에게 본보기가 됐다.
안전행정위원회 박남춘 더민주 의원은 다양한 국감 소재를 발굴하는 능력 뿐 아니라 '백남기 농민' 사건 등 여야 간 첨예한 공방이 벌어지는 정치 이슈를 주도해 나가며 두각을 나타냈다. 국방위원회에서 단연 눈에 띈 것은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새누리 의원과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었다. 특히 김 의원은 여당의 '보이콧'에도 당론을 거부하고 '의회 민주주의 실현'을 주장하며 국감을 진행하는 소신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국감 스코어보드-안행위(종합)]성실 그러나 '대박'은 없었다
상시국감의 필요성이 절감됐던 국감이었다. 고(故) 백남기 농민 사건 청문회, 경주 지역 지진 발생 긴급 현안보고 등을 거치며 주요 현안에 대한 이슈를 소진한 상태에서 국감이 이어졌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도 직접적 연관성이 적은 소관 부처가 대다수여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어려웠다.
그래도 백남기 농민 사건과 관련한 살수 동영상 자료와 경찰 상황보고서 존재 확인 등 청문회에서부터 이어진 진실 규명 노력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또한 경찰청 국감에서 이철성 경찰청장이 백남기 농민 사망에 애도를 표하고 여야 국회의원들과 함께 조문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 안행위 국감이 거둔 성과로 평가될 만하다. 지진과 태풍 등 연이은 자연재해로 도마에 오른 국민안전처에 대해서는 따가운 질타만이 아닌 건설적인 대안이 여야에서 쏟아져 나온 것도 의미있었다.
여야 안행위원들의 국감 태도도 성실한 편이었다. 특히 야당 의원들 대부분 국감장 자리를 거의 비우는 법이 없었다. 여야 간 목소리를 높이거나 거친 말싸움을 벌이는 일도 안행위 국감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갑질 국감'을 피하기 위해 피감기관장과 증인, 참고인을 배려하는 모습은 20대 국회가 새롭게 선보인 국감 풍경이었다.
새누리당 안행위원들은 야당에 비해 소극적으로 국감에 임해 아쉬웠으나 그 중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달랐다. 꼼꼼한 자료 준비와 송곳같은 질의 태도로 피감기관을 절절 매게하면서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를 확실히 보여줬다. 지방행정에 대한 중앙 주무부처의 무성의한 태도와 공무원 인사 조직에 대한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질타할 때 야당 의석에서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컨설팅형 국감'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피감기관의 역할과 지향점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향후 과제까지 짚어줘 자문위원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았다.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지낸 유민봉 새누리당 의원은 국감을 통해 보고듣게된 현장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청와대가 아닌 국회에서 어떤 정책 비전을 제시할 지 기대된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행위 '베테랑'에서 '팔방미인'으로 진화했다. 다양한 국감 소재를 발굴하는 능력 뿐 아니라 '백남기 농민' 사건 등 여야 간 첨예한 공방이 벌어지는 정치 이슈를 주도해 나가는 솜씨, 여기에 야당 간사로서 국감 진행의 '강약'을 조절해 나가는 리더십까지 모자람이 없었다.
김영진·김정우 두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활약도 빛났다. 초선의 패기와 더불어 치밀한 자료 준비와 논리력으로 사람들이 귀기울이도록 하는 국감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이번 국감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로 장정숙 국민의당 의원을 꼽고 싶다. 국감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단 1초도 자리를 비우지 않는 성실함과 피감기관장의 모두발언까지 하나하나 뒤져 문제점을 놓치지 않으려는 투지가 단연 돋보였다. 또한 초보의 미숙함에 겁먹지 않고 지적하고 싶은 바는 용감하게 지적하는 배짱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
[국감 스코어보드-정무위(종합)]국민의당 3남매·민주 박용진, 그리고 임종룡
정무위는 올해 국감에서 가계부채 대책을 포함한 금융정책, 대기업 하도급 거래를 비롯한 공정거래 정책, 한미약품 사태로 촉발된 주식시장 제도미비에 대해 정부의 개선 약속을 끌어냈다.
◇국감 이슈는
자율공시 대상인 기술수출을 의무공시사항으로 고치는 제도 개선을 비롯, 예금자보호한도액 상향과 대부업 고금리 영업행태 제한 등을 정부가 검토하기로 하고, 이른바 황제대출이라는 1% 대 금리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조사를 벌이는 등 국감 성과가 남았다.
대우조선과 한진해운 구조조정을 둘러싼 정부 책임도 추궁했다. 정부의 청탁금지법 유권해석 재검토 필요성도 정무위 국감을 통해 집중제기됐다.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초반 일정이 순연된 걸 제외하면 정치공방으로 파행하는 일 없이 순조로웠다.
금융권 성과연봉제, 미르재단 설립허가 등 각종 의혹도 제기됐지만 여야와 정부가 같은 결론에 이르거나 해답을 찾지 못한 채 공방이 반복된 점은 아쉽다.
◇돋보인 의원
여야 모두 젊은 피 초선의원들이 열정을 보였고 소수당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재선 이상 의원 중엔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재선), 초선 가운데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돋보였다.
박선숙 의원은 과거 정무위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각 피감기관에 대해 법률과 시행령 관계를 집요하게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법률의 위임범위를 벗어나는 시행령 집행을 지적할 때는 "앞뒤가 거꾸로 됐다"고 매섭게 질타했다. 이 주제가 거대담론이라면 안마의자 결합 상조상품, 군인과 소방관이 거절 당하는 보험가입 문제 등 생활이슈도 제기했다.
박용진 의원은 기업 공시제도, 보험, 자동차 보증 등 정무위 소관 거의 모든 주제에 이슈를 발굴했다. 특별히 '대박'을 낸 날이 아니라도 차곡차곡 성과를 쌓았다. 오랜 당 대변인 생활을 증명하듯 현대차에 대해 "리콜 조치엔 침대축구, 국회 로비는 우사인 볼트같더라"며 '어록'도 생산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간사(재선)는 당 원내수석부대표를 겸하는 과중한(?) 업무 가운데 예금자보호한도액 상향 필요성을 발굴하고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올라가는 대기업집단 기준 관련 맹점을 집요하게 제기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3선)는 '깔창 생리대'라는 논란을 일으켰던 생리대 가격구조 등을 제기했다. 같은 당 동료 없이 홀로 정무위에 배정됐지만 실력을 발휘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3선)은 1%대 금리 '황제대출' 문제를 지적하는 등 금융위, 공정거래위의 정책 한계를 지적했다. 박근혜정부가 남은 1년간 해야 할 10가지, 각종 경제영향 평가지수 개발 필요성 등 마치 여당 의원처럼 정부에 새로운 아이디어도 제안했다.
민주당에서 김해영 의원은 피감기관의 전관예우나 내부 도덕성 문제를 파헤쳤고 제윤경 의원은 대부업 고금리를 화두로 가계부채 문제를 집요하게 제기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대기업 문제에 전문성을 보이면서 내년 국감에도 활약을 예고했다.
의욕이 넘쳤던 야당에 비해 여당의 활력이 떨어진 점은 아쉽다. 새누리당은 정부를 비판하거나 야당이 제기하는 이슈에 맞대응하는 것을 자제했다. 그럼에도 초선들이 적극성을 보였다.
김종석 의원(여의도연구원장)은 경제금융 분야 전문성을 확인했고, 박근혜정부에 대해 야당이 공세를 펴자 홀로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지상욱 의원은 여당 내 한미약품 관련 화두를 이끌었고 김성원 의원은 차분하면서 내실있는 질의로 가능성을 주목 받았다. 정태옥 의원은 각종 쟁점을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솔직한 표현으로 공감을 얻었다.
이진복 정무위원장(3선)의 관록도 입증했다. 여야 사이에 무게중심을 잡으면서 파행 없이 진행을 이끌었다. 본인의 정무위 경험을 살려, 수년째 고쳐지지 않는 문제는 야당보다 더 무겁게 정부를 질책하기도 했다.
3당 간사인 유의동(새누리) 이학영(더민주) 김관영(국민) 의원은 수시로 증인협상, 의사일정 조율 역할까지 맡아 국감을 수행했다. 경제학교수 출신 최운열 더민주 의원은 정부를 비판·공격할 때보다 차분히 설득할 때 진정성이 더 빛나는 모습을 보였다.
정무위 국감엔 '파이팅'보다는 학구열이 필요했다. 정쟁거리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금융과 대기업 정책 등 공부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주제이기도 했다. 정무위원들이 내년 국감엔 또 얼마나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피감기관장(장관급)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일 잘하는' 관료답게 답변도 최선을 다했다. 늘기만 하는 가계부채, 대우조선해양 문제 해법은 국감을 통해서도 결론을 내지 못한 숙제로 남았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30여년 공정거래분야 내공으로 성실히 답변했지만 전향적인 입장보다는 대체로 "검토하겠다"는 데 그쳤다.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은 야당 의원들과 신경전이 치열했다. 이 실장은 국정기조 전환과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야당에게 번번이 "(총리께) 전달하겠다"고 답변, 국무'전달'실장이냐는 지적도 받았다. 물론 질문부터 "총리께 전달하라"였으니 불가피한 면도 있다.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은 청탁금지법 시행 초기의 혼란 탓에 여야의 뭇매를 맞았다. 청탁금지법을 최초제안한 김영란 전 위원장의 그림자가 워낙 짙어 정작 성 위원장의 소신이나 비전은 드러내기 어려웠다.
※스코어보드 읽기=스코어보드의 기본 잣대는 자료충실도·현장활약·국감매너·정책대안이다. 현장활약은 이슈의 적절성과 설득력, 매너는 피감기관과 교감·소통하는 수준, 성실도 등을 종합적으로 봤다. 비록 일렬로 나열했지만 같은 별점끼리는 차이를 두기 어려워 소속 정당끼리 모은 결과다.
[국감 스코어보드-국방위(종합)]北 핵·미사일 대비 태세 '구멍' 도마 위에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여야의 대립 속에 초반부 파행에도 불구하고 최근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이 고려돼 국방위 개의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특히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이 여당의 국감 '보이콧' 당론에도 불구하고 국방위 국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여당 상임위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국감장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국방위 국감, 北 도발 대응 태세 '구멍' 여야 막론 추궁 → '3축' 체계 조기 전력화 위한 예산 증액 공감대
이번 국감에서는 북한 도발에 대한 대비책으로 우리 군 당국이 내세우는 '3축' 체계의 조기 전력화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을 막론하고 해마다 수 십조원의 국방 예산을 지출하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의 무기체계는 예상치 못하게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데 우리 군 당국의 대응 태세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북한의 무력 도발 때마다 우리 군은 적 기지를 선제타격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 했지만 실제 특전사가 자체 침투수송기가 없어 유사시 적 기지에 침투를 감행하려면 미군 자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점과 북한 도발에 대비한 대책이 부실하다는 점 등을 집중 질타했다.
그 결과 국감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의 '3축체계'인 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 작전 등의 전력화를 앞당기기 위해 국방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고위층의 병역면탈을 비롯해 군 병원 실태 등 장병들의 복지를 위한 문제 등이 부각된 점도 군 안팎의 현실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이번 국감의 의미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감 기간 내내 '김제동 영창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정작 더 중요한 군 당국의 대응태세, 전략적 이슈 등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여야 '원탑' 김영우·김종대 의원...김중로 의원 '고위층 병역면탈자' 공개 압박도 돋보여
이번 국방위원회 국감에서 단연 눈에 띈 것은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과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었다.
김영우 의원은 여야 간 갈등으로 여당의 국감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의회 민주주의 실현'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당론을 거부하고 여당 상임위원장으로서 국감장에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위원장으로 피감기관의 부적절한 답변 혹은 해군 법무실장의 무례한 돌발행동을 강하게 저지하면서도 중간 중간 균형 있는 조율로 국방위 국감을 부드럽게 이끌었다.
군 당국에서도 당선과 동시에 주목을 했던 김종대 의원도 국감에서 '스트라이커'의 면모를 보이며 단연 돋보였다.
김종대 의원은 논문과 정확 수치를 제시하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 배치 문제부터 군 부실장비와 낡은 헬기, 군 장병의 복지 문제까지 조목조목 파고 들어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거친 안보 전문가의 면모를 선보였다.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도 군 출신으로서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엄청나게 많은 자료 제시는 김 의원의 성실성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김 의원은 '고위층 병역면탈자'를 공개하겠다고 압박하며 이번 기회에 끝까지 '병역면탈자'들을 추적해 파헤치겠다는 강단을 보여줬다.
여당에서는 차분한 목소리로 여당 간사로서 다양한 문제제기를 한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과 상반되게 공격적으로 나온 같은 당의 김학용 의원이 눈에 띄었다.
특히 김 의원은 여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야당을 능가하는 자료 준비와 문제점을 지적하며 군 당국을 압박했다.
김 의원의 경우 우리 군 특전사에 침투수송기가 없다는 문제를 지적해 온라인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고, 직접 유해물질이 다량 함유된 군 운동화를 국감장에서 제시하며 장병들의 안전에 대한 문제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야당 간사인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초반에는 일명 '허허실실' 전법으로 웃으면서 군 당국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 의원은 해군이 제주도 강정마을에 구상권을 청구한 문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해군 법무실장의 국감장에서 무례한 태도가 계속되자 "국민들에게 해군이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냐"며 버럭하는 모습을 보이며 공격적으로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방송인 김제동씨의 영창 발언과 관련 '영창 간 적이 없는 것 같다'라며 확인을 해봤다고 하자 이 의원은 장병의 병적기록부를 본인 동의 없이 열람하는 것은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군 당국을 추궁하기도 했다.
전직 차관 출신으로서 기대감을 가졌던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은 국감 내내 정책 이슈에 집중하지 못했다.
백 의원은 첫 날 국감에서 언급한 '김제동 영창 발언' 진위 여부 논란을 국감 내내 제기하면서 '김제동씨 증인 신청'까지 요청했지만 여야 의원들이 현안이 산적한 국감에서 김씨를 증인석에 앉히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거부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씨의 영창 발언 진위 여부에 집착하면서 국방위 본연의 질의에 초점을 맞추지 못한 면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종합평가 대상의원: 김종대(정), 김영우(새), 김중로(국), 김학용(새), 이철희(민), 경대수(새), 김동철(국), 김병기(민), 서영교(무), 김진표(민), 이철규(새), 진영(민), 이종걸(민), 백승주(새), 이종명(새).
[국감 스코어보드-기재위(종합)]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는 최근 몇 년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조용하게 진행됐다. 기재위가 예산과 세제를 총괄, 거의 모든 국정 이슈와 맞닿아있는데다 여야에 거물급이 즐비했지만 한 발 더 들어가는 질의도, 거시와 미시가 어우러진 경제토론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야당은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과 관련해 공세를 집중시켰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기획재정부를 향한 '직인 없는 허가' 공세는 공허했다. 의혹의 핵심고리로 추정되는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에 대해서는 실세 이승철 부회장을 불러놓고도 여야 모두 공략에 실패했다. '대답하기 어렵다'는 그를 공박할 자료를 가진 의원은 아무도 없었다.
대우조선해양·한진해운 사태를 핵심으로 하는 조선 해운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도 기재부, 수출입은행 등에 질타가 쏟아졌지만 발전적인 대안제시는 없었다. 큰 틀에서 심각한 경제위기가 도래하고 있음에 여야가 뜻을 같이하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 점이 성과였지만 따지자면 촉구에 그친 미완의 성과다.
전반적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눈길을 끄는 질의도 적잖았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수은이 대우조선 전환출자와 관련해 법무법인에 문의한 내용을 공개해 수은이 사실상 전환출자를 검토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직 검찰총장의 수사 무마 자문료 수수를 폭로했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국세청의 제 식구 감싸기를 공개하며 강하게 질책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은 정부의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방안 마련 지연을 질타하고, 빠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기재위 국감의 MVP는 단연 김성식 의원이었다. 첫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매일 가장 먼저 국감장에 도착하고 가장 늦게 국감장을 떠났다. 질의 성과도 독보적이었다. 수은의 대우조선 전환출자 검토 외에도 다양한 이슈를 공개하며 논의를 주도했다. 국감 마지막 날, 마지막 보충질의에서도 새로운 사안을 제시할 정도로 사전 준비가 충실했다.
초선으로는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과 김종민 민주당 의원의 정책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추 의원은 생산성 향상을 통한 소득증대 성장론을 제시했다. 같은 당 거물 유승민 의원의 단기위기론을 반박하고,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선배 의원들의 국감 태도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등 초선의 패기도 보여줬다.
김종민 의원은 추 의원의 성장론에 동의를 표하면서도 저성장 불평등 해소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수준있는 토론태도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도 국감 내내 증인들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에 여지없이 이의를 제기하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야당 정책통 계보를 이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한편 상당한 전투력도 뽐냈다.
거물급들은 담론을 던졌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부가가치세 인상만이 세수를 늘릴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청탁방지법(김영란법)에 대해서는 "경제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정부가 시행을 막았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여간한 내공으로는 발언이 쉽지 않은 내용들이다.
잠재적 대권주자들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유승민 의원은 국감 내 산업 구조조정 늑장 대응을 강도 높게 질책하면서 날카로운 질의로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특히 조선산업 부실을 도화선으로 하는 단기적 경제위기 가능성을 제기해 경종을 울리는 한편 경제분야에 있어 한 차원 높은 시야를 뽐냈다.
야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조리있는 질의와 충분한 답변 시간을 제공하는 신사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국감 말미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론을 전개하는 등 큰 그림도 보여줬다.
민주당의 박영선-김현미-이언주-김태년 의원은 특유의 전투력을 뽐내며 시종 정부를 압박했다. 여당에서도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유승민-정병국-이종구-이혜훈 의원이 대 정부 공세를 이어갔다. 이현재-김광림-추경호 의원 등이 방어전선을 구축했지만 여야로 나눠 떨어지지 않는 20대 국회의 기재위 구도가 드러났다.
기재위 국감은 한 차례도 파행을 겪지 않았다. 때로는 여야 간 언성을 높이기도 했지만 새누리당 간사인 이현재 의원과 민주당 간사인 박광온 의원이 노련하게 조율했다. 조경태 위원장은 국감에 적극 개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연스러운 토론을 유도했다.
[국감 스코어보드-법사위(종합)]'베테랑'과 '초병'의 조화…"돌격 앞으로"
20대국회 첫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는 여야 대치의 '최전선'이라 불릴 법 하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미르·K스포츠재단을 놓고 불거진 각종 특혜 의혹, 고(故) 백남기 농민의 부검영장 발부, 4.13총선 선거사범, 송민순 전 외교통일부 장관의 회고록 논란까지 최근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모든 이슈들이 한 자리에서 뒤섞였다.
수적 우위를 점한 야권은 연일 각종 의혹에 총공세를 펼쳤지만 수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때문에 눈에 띄는 성과를 도출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베테랑'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야권의 '정신적 지주'라 할 만 했다.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며 각종 일정에 치이면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모습으로 귀감이 됐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도 다선의 노련함과 초선의 꼼꼼함을 겸비한 질의로 한 사람 이상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박범계·백혜련·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의 '전투력'이 발휘된 가운데 논리로 무장한 이춘석·정성호 더민주 의원의 조용한 저격도 이어졌다. 백남기씨 부검영장의 문제점과 각종 시위현장에서의 과잉진압 등 공권력의 남용에 집중한 박주민 의원은 더민주의 큰 자산이다. 같은당 금태섭 의원이 종합국감에서 그동안의 질의를 총정리하며 피감기관장들에게 하나 하나 되새김질시키는 모습도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장면이다.
새누리당은 우선 수적으로 전력누수가 심했다. 큰 교통사고를 당했던 바 있는 여상규 의원과 지역구가 태풍 '차바'의 직격탄을 맞은 정갑윤 의원은 국감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 '정책'질의를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이슈에 묻히는 아쉬움이 남았다.
18대국회에 이어 20대국회에 재입성한 주광덕 의원이 거의 유일하게 국감의 중심 축을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감 기간 중 11권의 자료집을 찍어내는 발군의 성실함과 치고 빠질 때를 아는 질의와 방어로 '여당의원이 국감에 임하는 자세'의 표본을 보여줬다. 법사위 국감이 처음인 오신환·윤상직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면제 논란을 끈질기게 제기하며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백남기씨 부검영장 발부, 조희연 교육감 항고심 선고유예 등 사안에 대해서도 저돌성을 보였다. 김진태 의원은 야당 의원의 질의에 일일이 반박하느라 정작 본인의 질의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야당으로부터 '정치평론가인줄 아느냐'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매일같이 파행이 되도 이상하지 않았을 법사위가 아슬아슬 무탈하게 굴러간 데는 권성동 위원장의 노력이 컸다. 여야 공방이 격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의사진행 발언'을 가급적 자제토록 하고, 여야 구분없이 좋은 질의에는 격려와 관심을 보이며 힘을 보탰다. 피감기관장들의 식사와 생리현상(?)까지 고려하는 칼같은 시간엄수와 진행도 호평을 받았다. 다만 조희연 교육감 항고심을 놓고 잠시 '파이터'의 기질이 드러나기도 했다. 위원장이 '분노'한 순간 법사위가 유일하게 한 차례 파행이 됐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국감 스토어보드-미방위(종합)]단통법 대체한 원전안전, 진격의 초선
지난 14일 마무리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2017년 국정감사에서는 '9·12 경주 지진'의 영향으로 원전 안전 이슈에 대한 의원들의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일부 의원들 중심으로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가계통신비 문제의 경우 단말기 할부 구입 과정에서의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문제나 선택 약정 요금제를 둘러싼 공정성 문제 등도 이어졌다. 지상파 방송 공공성이나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정치적으로 민간한 이슈들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날선 공방도 벌어졌다.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의 4선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슈에서 꼼꼼한 정책질의를 진행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신상진 미방위원장은 자칫 날선 공방으로 흐를 수 있는 상임위 분위기를 잘 이끌었고 간간히 진행한 질의에서도 국민의 시선에서 문제를 지적했다.
박홍근 의원은 KT의 GiGa LTE 광고가 과장됐다는 지적과 개정 접속통신료 체계가 오히려 ICT 생태계를 죽이고 있다는 지적을 해 주목받았다. 김성수 의원은 초선임에도 신고리 5,6호기 허가 과정에서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이통사 할부 신용 보험료 소비자 전가 문제 등을 지적했다.
새누리당의 경우 박대출 의원의 활약이 돋보였다. 정부 정책에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는 여당 의원 입장에서 끊임없는 고민을 통해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이 좋게 평가받았다. 배덕광 의원의 경우 원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원전 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뚝심있게 이어갔다.
초선 의원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KT 임원 출신의 송희경 의원은 통신업계와 과학기술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현장감 넘치는 질의를 진행했다. 민경욱 의원은 전직 청와대 대변인임에도 필요할때는 정부에 비판의 목소리를 잃지 않는 균형감을 보여줬다. 김정재 의원 역시 선택 약정 요금제 공정성 문제를 끈질기게 제기했다.
신경민 더민주 의원과 강효상 새누리당 의원은 피감기관 증인을 상대로 과도한 정치공세를 펼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모든 질의가 정치적 의도를 가졌다는 점을 감안해도 다소 무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의 경우 미방위로 보임된지 얼마되지 않아서 인지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016 국회 미방위 국감 종합평가. 변재일(민) 신상진(새) 김성수(민) 박대출(새) 박홍근(민) 송희경(새) 신용현(국) 김정재(새) 문미옥(민) 민경욱(새) 배덕광(새) 강효상(새) 신경민(민) 추혜선(정) 최양희(미래부 장관) 최성준(방통위원장) 김용환(원안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