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7시간 청문회'라고 이름붙은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도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은 속시원히 드러나지 않았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대통령 주치의 등은 한 목소리로 '참사 당일 시술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필러' '태반주사' 등 미용시술 여부에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되며 세월호7시간에 대한 규명은 뒷전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장수 "오후 2시50분 朴 대통령에게 전화로 직접보고"
14일 열린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김장수 주중대사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청와대는 지난달 18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오전 10시 경 국가안보실로부터 세월호 관련 첫 서면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단원고 학생이 첫 신고를 한 오전 8시52분에서 약 1시간이 지난 시점이다. 이 때부터 중앙대책안전본부에 모습을 드러낸 오후 5시15분까지 박 대통령이 사고 수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가 핵심이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서면보고는 보좌관을 통해 대통령 관저에 있는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당시 집무실과 관저 중 박 대통령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확인이 안돼 양쪽에 다 보고서를 보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당일 (세월호와 관련해) 박 대통령과 7차례 휴대폰 직통라인으로 통화를 했다"며 "제가 (박 대통령으로부터) 받기도 하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면보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상황실을 비우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 전 실장은 이어 "당일 오후 2시50분 '190명을 추가 구조했다는 보고에 오류가 있었다'고 박 대통령에게 전화로 직접 보고했다"며 "이후 오후 2시57분 박 대통령으로부터 다시 질책하는 전화가 왔고, 그때 박 대통령에게 중대본에 가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오후 5시 15분에야 중대본에 도착한 것에 대해서는 "보고할 수 있는 여건이 돼야 하는데, 보고 준비도 해야 하고 의전 준비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머리손질때문에 늦어진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기 싫고 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참사 당일 오전 10시 15분과 22분 김 전 실장에게 지시를 내리고 10월30일 해경청장에게도 지시를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구조됐다는 보고를 받은 이후 김 전 실장이 증언한 오후 2시57분까지 4시간27분간 별도의 지시는 없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은 당일 오전 10시30분 박 대통령으로부터 전화지시를 받은 사실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전파하는 라인을 통해 계속 상황이 전파됐다. (하지만) 어떤 직접적인 지시 등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청와대는 대통령이 20분만 머리 손질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적어도 4시까지는 중대본에 도착했어야 한다"며 "청와대에서 정부청사까지 차로 10분도 안되는 거리인데 2시간15분 걸려 5시 이후에 중대본에 갔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김 전 실장은 해군 통영함을 세월호 구조활동에 이용하기 위해 출진 보고를 했느냐는 하 의원의 질의에 "대통령에게 보고할 감이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구하라고 했지만 군에서 스스로 이런 방안을 막았다는 것이다.
김 전 실장은 이후 논란이 일자 뒤늦게 사과했다. 그는 "안보실장이 지휘통제 체계상 지시할 수 없다는 표현이 그렇게 됐는데 국민 여러분과 유가족 여러분에게 송구하다"며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분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밝히며 희생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은 전한다"고 말했다.
◇'필러'·'태반주사' 미용시술에 관심집중…"당일 시술없었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당일 대통령이 주사나 시술을 받았는지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행적이 묘연한 시간동안 마취 등으로 지시를 내릴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제기다.
박 대통령의 자문의였던 김영재 원장은 세월호 당일에 대해 "청와대를 들어간 적 없다"며 "오전에 장모가 고관절수술을 해서 프로포폴을 놔줬고 이후 골프장으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골프장에는 3명의 지인과 함께 갔다며 "톨게이트 카드사용 내용과 동반자 진술, 골프장 확인서 등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영선 의원과 하태경 의원은 그러나 골프장에 갈때와 올때의 톨게이트 영수증에 적힌 비용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2014년 당시의 톨게이트 비용인데 하나는 2014년 당시의, 다른 하나는 올해의 톨게이트 비용을 기준으로 기록됐다는 것이다. 김영재 원장은 "영수증은 내가 제출한 것이 아니라 톨게이트 측에서 보낸 것"이라며 "톨게이트 측에서 올해 기준으로 영수증을 보내줬다고 대답이 왔다"고 해명했다.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 역시 '세월호 당일 시술한 사실이 없냐'는 질문에 "절대 없다"고 답했고, 정기양 전 대통령 자문의는 '세월호 당일 지방에 내려가 다른 의사가 들어가서 시술했다고 얘기한 적 있나라는 질문에 "제 기억에는 없다"고 말했다.
신보라 전 대통령경호실 의무실 간호장교도 참사 당일 대통령에 대한 진료가 없었냐는 질문에 "제가 아는 바로는 그렇다"고 말했다. 또다른 간호장교인 조여옥 대위에 대해서는 "직원을 진료하는 의무실에서 근무했다"고 답변했다. 참사당일 두 사람 외 다른 간호장교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결국 참사 당일 미용시술은 없었다는 청와대의 주장만을 되풀이해 들었을 뿐 박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답변은 이끌어내지 못한 셈이다.
게다가 참사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을 밝혀내기 위한 핵심 증인으로 윤전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은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국조특위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지만 청와대로부터 '연가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조 간호장교 역시 미국 교육일정을 이유로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한편 대통령 경호실은 국조특위가 요구한 16일 현장조사를 거부했다. 국조특위는 앞서 지난 7일 2차 청문회에서 16일 오전 10시 대통령 경호실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을 맡아온 정모 미용실 원장과 청와대 파견 직원인 구모 경찰관을 현장조사에 참석시키기로 한 바 있다.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과 대통령 관저 출입기록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국조특위는 16일 현장조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지만 청와대가 보안상 이유를 대면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